檢, 진경준 검사장 긴급체포

김민기자 , 장관석기자

입력 2016-07-15 03:00:00 수정 2016-07-1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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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의혹’ 진경준 긴급체포]
주식대금과 ‘車 뇌물’까지 연결땐 ‘하나의 범죄’ 간주… 공소시효 남아
김정주 “역할 기대하고 돈 줬다” 진술… 넥슨, 이명박정부 초기 홍보 활발
진경준은 자수서에서 대가성 부인
진경준과 대학동기 대한항공 임원들 ‘탈세 내사’ 당시 서초동 자주 찾아


김정주 NXC 회장(48·넥슨 창업주)으로부터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뇌물로 받은 의혹 등으로 14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던 진경준 검사장(49·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진)이 같은 날 오후 10시 55분경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진 검사장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를 통해 재산을 공개한 지 111일 만, 특임검사팀이 꾸려진 지 8일 만이다.

▼ “진경준, MB정부 인수위 파견서 복귀직후 ‘NXC 회장 김정주 車’ 받아” ▼

김정주 NXC 회장(48·넥슨 창업주)이 진경준 검사장(49)에게 제네시스 승용차를 건넨 시기는 진 검사장이 이명박(MB) 정부 인수위원회 파견을 다녀온 직후인 2008년 초순경인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또 진 검사장은 검사 신분으로 넥슨 외에 다른 기업 여러 곳에 차명으로 억대 주식투자를 했고 검사장 승진 심사를 앞두고 대량 매각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4일 진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수뢰 혐의를 집중 추궁한 뒤 긴급체포했다.


○ 김정주, “든든한 ‘백’이 될 걸로 기대하고 줬다”

김 회장은 13일 검찰 조사에서 “진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 매입자금 4억2500만 원을 그냥 주고 이후 120억 원대 차익을 누리게 한 데는 진 검사장이 향후 여러 사건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고 건넨 측면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는 진 검사장이 13일 자수서에서 “돈을 받았지만 직무관련성이나 대가성은 없다”고 부인했던 것보다 진전된 진술이다. 두 사람은 서울대 동창으로 진 검사장의 미국 하버드대 연수 시절에도 부부간 모임을 가질 만큼 가까운 사이다.

특히 검찰은 넥슨이 10년이 넘도록 진 검사장의 든든한 ‘스폰서’ 역할을 해온 만큼 2005년 비상장 주식 대금 4억2500만 원→2006년 넥슨재팬 주식으로 교환→2008년 초순 제네시스를 건넨 과정을 ‘하나의 범죄’로 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계산하게 되면서 ‘시효 완성’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진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그동안 저의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초췌한 표정이던 진 검사장은 자신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는 기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말을 몇 차례 더듬었다.


○ 陳, 인수위 파견에 검찰총장 심복으로 승승장구


검찰은 진 검사장이 MB 정부 인수위원을 지낸 직후를 주목하고 직무관련성 유무를 폭넓게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MB 측 인사로 분류된 진 검사장은 2007년 말∼2008년 초 법무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위원회로 파견됐다. 당시 정부에서 파견된 전문위원 34명 중 최연소(40세)였다.

공교롭게도 넥슨은 MB 정부 초기인 인수위 시절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당시 인수위 고위관계자와 인수위원들이 넥슨 본사를 방문해 넥슨 대표 및 연구진과 직접 온라인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됐다. 넥슨의 인기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의 개발실을 찾아 개발 환경과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둘러보기도 했다.

특임검사팀은 인수위의 넥슨 본사 방문이 진 검사장의 역할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확인 중이다. 또 이 시기를 전후해 넥슨의 대정부 접촉이나 대관(對官) 활동의 표면적이 넓어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진 검사장은 특히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총장에 임명되면서 인사의 ‘절정기’를 맞았다. 한 총장은 2011년 7월 총장에 지명되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진 검사장(당시 부산지검 형사1부장)을 귀국시켜 청문회 준비단에서 자신의 신상 검증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한 전 총장과 그의 가족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이 자신의 친구이자 검찰 내 핵심으로 급성장한 진 검사장의 ‘힘’을 배경으로 두고 싶어 했을 대목이다. 더욱이 진 검사장이 기업의 금융 비리를 내사하고 수사할 권한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장을 지낸 만큼 앞서 ‘김광준 부장검사 뇌물 사건’ 때와 같이 직무관련성이 충분히 인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陳과 서울대 법대 동문 대한항공 임원들 서초동에 수시로 보여”

서울 명동에서 2008년까지 주점을 운영한 진 검사장의 처남 강모 씨(46)가 2010년 7월 설립한 청소 용역업체가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측에서 130억 원대 일감을 넘겨받은 부분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이던 2010년경 대한항공 및 한진 오너 일가의 탈세 의혹을 내사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당시 내사 종결 자체에 특별한 문제점은 없었다는 기류가 많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사건 결론의 방향이나 방침을 먼저 알고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대한항공 측이 처남 쪽에 경제적 이익을 몰아주도록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경우가 사실이라면 진 검사장은 검찰의 직무 권한을 사적으로 악용해 거액을 챙긴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게 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진 검사장이 묵시적으로도 사건 해결과 관련해 금전적 이익을 요구하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서야 대한항공이 먼저 처남 쪽에 거액의 일감을 줄 리가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대한항공 측은 명시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2009년 전후 진 검사장과 서울대 법대 동기인 대한항공 임원들이 서초동에 자주 드나들며 검찰 인사 여럿을 접촉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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