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V 포터상]한국바스프, 친환경 소재로 지역문제·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해결

김현진기자

입력 2015-12-02 03:00 수정 2015-12-0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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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스프가 2012년 전남 진도군 관매도에 시공한 엘라스토코스트(위)와 시공 전 모습(아래). 시공 후 3년 동안 성능을 평가한 결과 엘라스토코스트는 해안 침식 방지 및 모래 퇴적에 효과적인 것으로 증명됐다. 한국바스프 제공
제2회 ‘CSV 포터상’의 프로젝트 부문 전파성 분야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독일계 글로벌 화학기업 한국바스프는 “기업의 이익이 안전, 보건 및 환경보다 우선시될 수는 없다”는 비전을 기업의 가치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업의 특성에 맞고 파급효과가 큰 CSV(공유가치 창출) 활동을 벌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 인구는 2050년 90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현재 수준의 3배에 달하는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스프는 미래 과제를 자원 및 환경과 기후, 식량과 영양, 삶의 질이라는 세 가지 큰 분야로 나눠 화학 분야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수립한 전략이 ‘인류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이란 모토로 내세운 ‘2025 전략’이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비전인 ‘현명하게 성장하기(Grow Smartly)’를 수립하고 환경 보호, 사회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 강화, 지역사회 커뮤니티 발전에 기여 등의 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한국바스프는 특히 이번 CSV 포터상 전파성 부문 시상에서 ‘엘라스토코스트(Elastocoast®)’ 사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사업은 기후변화 대응 등 거시적이고 공동체적인 과제를 지역사회와 함께 풀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엘라스토코스트란?


엘라스토코스트는 바스프가 특수 재료로 만든 폴리우레탄 접착제로 일반 골재와 혼합해 시공한 구조물을 뜻한다. 바스프는 이 재료를 제방에 적용해 해안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엘라스토코스트는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환경 친화성이 높고, 골재끼리 접착해 만든 구조물이라 표면과 내부에 많은 공극을 함유하고 있다. 따라서 강한 파도가 표면에 부딪쳤을 때 바닷물이 공극 사이로 분산된다. 이를 통해 파도 에너지가 현저하게 낮아지고 구조물의 내구성도 높아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엘라스토코스트는 내가수분해성이 뛰어난 원료를 사용해 일반 담수뿐 아니라 바닷물에 장시간 노출돼도 그 강도가 저하되지 않는다. 높은 강도와 탄성을 통해 반복적인 파도의 하중에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무엇보다 수중에서도 경화가 가능하도록 개발해 시공을 손쉽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바스프는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방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는 엘라스토코스트를 앞세워 유엔이 추진 중인 NWP(Nairobi Work Programme)의 파트너로 지구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NWP는 2006년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기본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의 과학기술자문부속기구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그 영향 및 위협, 대처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5개년 프로젝트다.


환경변화에 대응

바스프가 델프트 공과대학 및 함부르크 대학과 함께 엘라스토코스트를 공동 개발한 가장 큰 이유는 지구온난화 등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해수면 상승으로 유럽,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 해안 침식 문제가 발생하면서 인류의 삶의 터전이 좁아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효과적인 제방을 구축하는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그동안 사용됐던 콘크리트 소재의 제방은 본래 가지고 있는 강알칼리성 때문에 해양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던 반면 엘라스토코스트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친환경성을 확보했다는 점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에서 개발된 엘라스토코스트를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 바스프는 SBB㈜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의 해안 침식 현황 및 국내에서 수급할 수 있는 골재 상황 등을 함께 검토했다. 이를 통해 한국 상황에 맞도록 엘라스토코스트 시공 과정을 현지화했다.

이미 국내에서도 해안 다섯 곳에 시공해 그 성과를 검증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 엘라스토코스트 사업이 처음 적용된 것은 2011년으로 전남 고군면 진도군 금계리에 약 70m 길이로 처음 시공됐다. 2012년 카눈, 볼라벤, 덴빈 등 최대풍속초속 25∼40m에 이르는 초대형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뒤 기존 전통적인 형태의 제방들은 붕괴되었으나 엘라스토코스트는 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과 2013년에 3곳의 현장에 시공하며 지금까지 총 290m 길이에 17t가량의 누적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해안 침식 방지 목적이 아닌 투수포장도로용으로 판매한 양까지 포함하면 2010년 이래 총 70t의 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바스프는 침식 방지뿐 아니라 생태하천 복원, 도로 포장 등에 다양하게 사용하게 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 및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연말까지 150t 시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연간 약 1000t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한국바스프 관계자는 “그간 시공된 엘라스토코스트의 국내외 성공적인 사례들을 고려할 때 물과 관련된 재해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바스프가 해당 지자체 및 전문기관에 시공 후 상태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내구성 및 해안침식 방지 기능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와 계약을 체결하고 SBB㈜와 파트너십을 맺은 후 시공을 진행한 진도군 관매도 사업의 경우 시공 후 3년 동안 그 성능을 평가한 결과 엘라스토코스트가 해안의 침식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래의 퇴적까지 유도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바스프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해상국립공원 내 다른 해안 침식 지역에도 엘라스토코스트 시공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국책 과제의 일환으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산하 ’Green River 연구단’과 함께 진행한 경남 창원시 광려천 하천제방 및 김해시 대청천 제방은 엘라스토코스트의 용도를 해안에서 내륙으로 확장 적용한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부산 및 경남 지역에 시간당 200mm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렸을 때, 엘라스토코스트를 시공한 구간은 붕괴된 다른 주변 강둑에 비교해 높은 안정성을 나타냈다. 이에 창원시는 광려천 상류지역 정비사업인 ‘고향의 강’ 조성 사업에 엘라스토코스트를 시공하기로 하고 한국바스프 측과 협의 중이다. 전남도는 엘라스토코스트의 친환경성을 이용해 조개 양식 갯벌의 경계석 사용 방법을 개발하면서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한 바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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