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모터쇼]첨단기술 내세운 유럽차, 국산차의 현주소는…
동아경제
입력 2013-09-16 11:40 수정 2013-09-16 13:32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 기술을 선보인 ‘2013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0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12~22일 일반에 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로 65회를 맞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는 ‘전기 이동성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자동차(electric mobility and connected vehicles)’를 주제로 각국의 배기가스 배출규제에 직면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신기술을 대거 선보인 자리다. 양산형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주류를 이뤘으며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신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반면 국산차는 현대기아차가 홀로 부스를 마련해 유럽시장에서 인지도를 확산하려고 노력했다. 앞서가는 유럽차를 따라잡으려는 열정과 신기술을 선보이며 나름 선전했다. 하지만 기술력의 차이와 매끄럽지 못한 행사진행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BMW는 양산형 전기차 i3와 내년 출시를 앞둔 전기 스포츠카 i8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시관 중심에는 뫼비우스 형태의 트랙을 설치하고 총 연장 300m에 달하는 무한대 트랙에 5대의 i3를 달리게 했다. BMW는 전시기간 트랙에서 일반인대상 시승 이벤트를 벌여 지구 반 바퀴의 거리를 달린다는 계획이다. i3는 1회 충전으로 최대 160km까지 주행가능하며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S클래스에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 모델들을 대거 선보였다. 자율주행 기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의 모델을 출품하고 가까운 미래의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유럽기준으로 리터당 약 33.3km의 효율성을 자랑한다. 벤츠는 S클래스에 추가센서와 카메라를 적용한 자율주행시스템을 오는 2020년까지 양산형 모델에 적용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대중성과 효율성을 강조한 모델들을 내세웠다. 베스트셀러 골프와 경차 업!의 전기차를 출품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e골프와 e업!은 각각 1회 충전에 190km와 160km를 달릴 수 있다.
이밖에 아우디와 포르쉐는 각각 A8과 918 스파이더 등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품했다. 이들은 모두 외부 충전 기능을 장착해 성능을 높였다.
국산차는 현대차가 오는 11월부터 유럽시장에 판매할 신형 i10과 내년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 참가할 i20 월드랠리카를 선보였으며, 기아차는 콘셉트카 니로(Niro, 개발명 KED-10)와 쏘울 후속모델을 공개했다. 니로는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에서 10번째로 제작된 콘셉트카로 유럽 소형차(B세그먼트) 시장을 겨냥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1.6리터 터보 GDi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하지만 니로 콘셉트카는 기자들을 상대로 한 언론공개 행사에서 배터리에 문제가 생겨 무대에 제때 등장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현대기아차 이외에 다른 국산차 메이커는 모터쇼에 참가조차 못했다.
모터쇼가 한창인 프랑크푸르트는 도시 전체가 각국의 취재진과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늦가을에 해당하는 평균 7~15℃의 기온에 하루에 한번씩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유럽시장을 휩쓴 경기침체 여파는 모터쇼 장에도 엿 볼 수 있었다. 유럽최대의 모터쇼가 펼쳐지고 있었지만 프랑크푸르트는 공항과 중앙역을 제외하고는 모터쇼에 대한 제대로 된 홍보 광고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에선 유럽 자동차 판매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현대기아차 등 일부 저가 또는 신규 브랜드의 판매만 늘었을 뿐이다.
현대차도 이를 의식한 나머지 5%대의 유럽점유율을 계획을 점차 연장하는 모습이다. 과거에 비해 불황을 상징하는 붉은색 계열의 전시차와 콘셉트카가 눈에 띄게 많아진 점도 특징이다.
프랑크푸르트 거리는 박물관에서 뛰쳐나온 듯 희귀 올드카부터 최신형 오픈톱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차종과 연식의 차량들이 즐비했다. 차량에 대한 기호가 다양한 것은 유럽시장의 특징이고 또한 가능성이 아닐까.
얼어붙은 유럽시장과는 반대로 유럽산 자동차들은 사상 최대의 글로벌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세계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과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도 독일차 브랜드는 유럽산 프리미엄을 앞세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차가 세계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지금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출품작들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번 모터쇼를 통해 출품한 콘셉트카들이 가까운 미래에 세계의 도로를 달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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