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벤츠 SUV ‘뉴 G클래스’

동아일보

입력 2013-01-22 03:00 수정 2013-01-2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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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처럼… “보도블록 높이는 가뿐히”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는 ‘극한의 험로 주행용 차량’을 목표로 1979년 첫 모델이 출시된 후 34년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지난 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뉴 G350 블루텍’.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차 안에 들어서면 늘 두 가지 감정이 엇갈린다. 시동을 걸고 운전대를 잡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진취적인 기분, 또 하나는 거친 바깥세상과의 단절을 통한 알 수 없는 안도감이다.

최근 시승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 G클래스’는 어떤 기분으로 차에 올라도 만족할 수 있는 차였다. 우직스럽게 느껴질 만큼 각이 잡힌 커다란 덩치와 정통 오프로더(험로 주행에 적합한 차)의 강력한 성능은 어떤 길이라도 달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외부로부터 철저히 보호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시승에 사용된 모델은 3L급 6기통 디젤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뉴 G350 블루텍’. 최고출력은 211마력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1초다. 가속 능력만을 놓고 볼 때 일반 승용차에 비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이 차의 가장 큰 강점은 포장된 도로와 산길 등의 험로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행 상황에 맞춰 엔진의 힘을 네 바퀴에 가장 알맞게 나눠 보내는 상시 4륜구동과 바퀴 하나만 지면에 닿아 있어도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차동정지기(디퍼렌셜 록)의 힘이다. 시승 중 도로 위에 눈이 가득 쌓여 있었지만 운전에 큰 불안감은 없었다. 보도블록 정도 높이의 장애물을 밟고 지나가는 것쯤은 가뿐하다.

G클래스는 ‘G바겐’이라는 애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독일어 ‘토지(Gel¨ande)’의 첫 글자 G와 ‘차(Wagen)’의 합성어다. 말 그대로 땅 위라면 어디든지 달릴 수 있는 차다. 보통 험로 주행용 차는 일반 주행에서 승차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포장도로 위를 달릴 때의 느낌도 무난하다. 툭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감정이 드는 건 장점일까, 단점일까.

위압감이 드는 겉모습은 그야말로 남성적. 두꺼운 문을 열고 여성 운전자가 내리는 반전도 어울릴 듯싶다. G클래스 특유의 디자인은 1979년 최초 모델이 출시된 이후 34년간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독일 군용차로도 애용됐다. 이 차의 유리창은 모두 휘어짐이 없는 반듯한 사각형이다. 전쟁 중 유리창이 깨졌을 때 대용품을 쉽게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L당 7.4km의 낮은 연비가 아쉽게 느껴지지만 이 차의 구형인 ‘G500’은 5L급 8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L당 5km를 주행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족의 발전이다. 가격은 1억4800만 원.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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