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여름운전석섭씨60도…레이싱은극한의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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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5 02:56 수정 2009-07-3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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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회전때 중력의 4배 충격 드라이버 체력-시력 중요 모터스포츠는 기계의 경연장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스포츠다. 자동차에 극한을 견디는 기술과 체력을 요구하듯이 드라이버에게도 같은 수준을 요구한다. 5일 일본 ‘슈퍼 GT’ 경기를 완주해 낸 한국인 드라이버 김한봉 선수는 경기 직후 땀을 비 오듯 흘렸다. 김 선수가 내린 조종석의 실내는 한증막이나 다름없었다. 운전석 바로 뒤에 엔진이 있고, 앞에는 1000도 가까이 달궈진 카본 브레이크가 있다. 또 차체가 낮아 아스팔트 복사열이 그대로 전이돼 실내 온도는 최소 40도 이상으로 올라간다. 여기에 드라이버들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700도 이상의 불길에서 12초 이상 버틸 수 있는 특수 소재 ‘노멕스’로 만든 두툼한 옷을 입는다. 이 슈트는 윗도리와 아랫도리가 붙어있어 바람 샐 틈이 없다. 차 안에는 흔한 에어컨도 없다. 운전석 옆에 아이스박스를 설치하고 얼음물이 지나갈 수 있는 소형 관이 삽입된 조끼를 받쳐 입는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한여름 경기 땐 실내 온도가 60도까지 올라가 엉덩이에 화상을 입기도 한다. 뜨거운 운전석을 견딘다고 끝이 아니다. 드라이버가 시속 300km 가까이 고속주행을 하다 급회전을 할 때 받는 중력가속도는 일상생활에서 받는 중력(G)의 4배나 된다. 드라이버들은 이런 극한 상황을 견디며 정밀한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레이서들은 서킷 400km를 돌면서 기어를 수천 번 바꾼다. 시력도 남다르다. 코앞의 계기판을 보다가 100m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거리 측정, 명암 구분 능력이 빼어나다. 뛰어난 두뇌도 기본 조건이다. 차의 상태를 체크하며 경기 상황을 끊임없이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능력을 보여준 최고의 드라이버는 독일 출신 미하엘 슈마허다. 자동차 경주의 최고봉인 F1에서 7회나 우승해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천성적인 스피드 감각, 예리한 판단력과 2시간의 경주 끝에도 땀 흘리지 않는 체력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레이서로 꼽힌다. 지금은 은퇴한 슈마허가 현역 시절 벌어들인 수입은 연간 8000만 달러(약 990억 원)로 최고의 스포츠 재벌이기도 하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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