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세 꺾였지만… 새 아파트 분양권은 고공 행진

주애진기자

입력 2018-05-15 03:00 수정 2018-05-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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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새집 선호 현상

새 아파트 선호 현상으로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 사진은 다음 달 입주하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크로리버뷰’ 아파트. 대림산업 제공
다음 달 입주를 앞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전용면적 78.48m² 아파트의 분양권은 최근 시세가 25억∼27억 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12월 19억 원에 실거래(입주권)된 것과 비교하면 넉 달여 만에 호가가 6억 원 이상 뛰었다.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이 일대에서 새 아파트를 찾는 사람이 많아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새 아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약가점이 낮아 신규 분양에 당첨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입주를 앞둔 아파트의 분양권이나 입주권으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호가 격차가 커서 거래는 안 되는 ‘뜨거운 냉각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1월 17억3200만 원에 거래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전용면적 59.93m²)의 분양권은 최근 20억 원에 매물로 나온다.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전용면적 84.99m²) 분양권도 현재 20억∼21억 원에 나와 있다. 이 아파트의 분양권은 올 1월 19억5261만 원에 거래됐다.

일원동 삼성공인중개사사무소 임경미 대표는 “새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청약에 당첨되기 어려운 사람들이 분양권을 많이 찾는다”면서도 “값이 더 오를 거란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매물을 비싸게 내놓으니까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서울에선 마포구 대흥동 ‘신촌 그랑자이’,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 롯데캐슬’, 양천구 신정동 ‘목동파크자이’ 등 입지 여건이 괜찮은 6개 단지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이런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6년 정부는 ‘11·3부동산대책’을 통해 서울에서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는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그 외 지역은 분양 후 1년 6개월간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다.

실제로 이들 단지 인근 중개업소에는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경희궁 롯데캐슬 인근 H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도심과 가까워 실거주자 중심으로 분양권 매수시기를 묻는 전화는 많은데 가격이 너무 올라 선뜻 나서지는 않는다”고 했다.

분양권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지 않는 데는 분양권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의 영향도 크다. 정부는 1월부터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권을 팔 때 보유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를 50%(30세 이상 무주택자 등 일부 제외) 단일세율로 내도록 했다. 이에 서울 아파트의 분양권·입주권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711건으로 치솟았다가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198건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거래가 받쳐 주지 않는 분양권의 시세 상승이 지속되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매도자는 가격이 더 오를 거란 기대와 양도세 부담 때문에 쉽게 매물을 내놓지 않고, 매수자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 쉽게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분양권 매물이 한꺼번에 늘어나면 오히려 일부 단지는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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