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술 더 뜬 ‘워마드’ 성당방화 예고… 경찰 수사

이지훈 기자 , 김정훈 기자 , 이지운 기자

입력 2018-07-13 03:00:00 수정 2018-07-13 10: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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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 훼손 사진 이어 논란 확산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천주교 성당 방화를 예고하는 글이 추가로 올라왔다. 천주교에서 예수의 몸으로 여기는 성체(聖體)를 훼손한 사진이 올라온 다음 날이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11일 오후 7시경 워마드에는 ‘오는 15일 한 성당에 불을 지르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주황색 플라스틱통에 기름을 담는 사진과 함께 “임신중절을 합법화할 때까지 천주교와 전면전을 선포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논란이 커지자 글쓴이는 추가로 “소라넷, 일베 등 온갖 남초 사이트에서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하고 강간 모의, 집단강간 인증할 때나 순찰 강화하지 그랬냐”고 비난 글을 올렸다.

현재 워마드에는 신성모독 외에 ‘낙태 인증’ ‘소년 살인 주장’과 같은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8일에는 미성년 남성을 과자, 초콜릿을 준다고 유인해 살해했다는 글이 올라 왔다. 글쓴이는 “살인 후 모텔에서 이틀간 (시체를) 해체했고 뒷산에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산속에서 워마드를 상징하는 모양의 손가락을 찍은 인증샷과 함께였다. 같은 날 혈흔이 가득한 변기 사진과 함께 국내에선 금지된 경구용 낙태약 미프진을 이용해 낙태를 했다는 내용의 인증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문제의 글들이 온라인에 확산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워마드 폐쇄 청원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워마드의 성체 훼손 사건을 교황청에 보고하기로 했다. 주교회의는 12일 “천주교 신앙의 핵심 교리에 맞서는 심각한 모독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가톨릭 교회법에 따르면 교리에 어긋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교황청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앨프리드 슈에레브 몬시뇰 주한 교황대사를 통해 교황청 신앙교리부에 공식 보고서를 올린다.


○ ‘페미니즘 혐오’ 낳는 워마드 행보

워마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페미니즘 혐오’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워마드에는 최근 많은 여성이 참여한 ‘불법촬영 편파수사 시위’를 옹호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면서 ‘워마드=페미니스트’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워마드는 여성 우월주의를 표방하며 지난해 1월 처음 열었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정확한 이용자 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소수의 여성이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보가 지난해 1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워마드에 올라온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게시글은 280여 건, 글 1건당 댓글은 10여 개, 조회수는 20∼6000건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베스트로 추천되는 글도 조회수가 천 단위에 불과하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조회수가 1만도 안 되는 성체 훼손 게시글이 실시간으로 기사화되고 천주교가 공식 대응하면서 워마드에 한국 페미니즘의 과잉 대표성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워마드=페미니스트’라는 인식 때문에 다수의 여성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말하지 못하는 ‘페미니즘 재갈’에 물려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직장인 한모 씨(27·여)는 “대학 때 여성학 수업을 듣고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고 다녔다”며 “워마드 논란이 언론에 크게 다뤄지면서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워마드 유저로 오해받는 분위기 때문에 굳이 이야기를 안 꺼내게 된다”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정훈·이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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