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자… 50개 아파트, 9兆 중도금 대출 못구해

강성휘기자

입력 2017-02-22 03:00 수정 2017-02-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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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짓눌린 가계]6개월간 4만채 대출은행 못찾아
계약률 95% 넘긴 단지도 26곳 포함… 중도금 납부 유예단지 속출할 듯


아파트 중도금 관련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분양계약을 하고도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한 아파트가 약 4만 채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1일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64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한 지난해 8월 25일 이후 지난달 말까지 분양한 78개 단지 가운데 50개 단지 3만9866채가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대출 금액으로 9조858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한 단지 중에선 계약률이 95%를 넘긴 사업장도 26곳(분양주택·2만1000채)이나 됐다.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12개 단지 5000여 채도 아직까지 중도금 대출 협약을 하지 못했다.

단지 규모가 커 중도금 대출 금액이 상대적으로 많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은 18곳 중 72%인 13곳, 1만1146채가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고 있다.

특히 지난해 분양한 곳 가운데 1차 중도금 납부 마감일이 임박했거나 납부일이 이미 지난 13개 단지는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0월 수도권에서 아파트 1100채를 분양한 건설업체 A사는 중도금 대출 은행을 찾지 못해 이달 15일로 예정됐던 1차 중도금 납부기한을 수개월 늦춰야만 했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이런 문제는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며 “중도금 납부를 유예하는 단지들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는데도 중도금 대출 금리는 꾸준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중도금 대출 금리는 지난해 5월 말 연 3.2∼3.7% 수준에서 이달 20일 현재 3.46∼4.13%로 최고 0.43%포인트 올랐다.

지방은행과 제2금융권의 금리 인상폭은 더 컸다. 지난해 5월 말 3.5∼3.8%였던 지방은행 중도금 대출 금리는 최고 0.7%포인트 오른 4.2∼4.3%였다. 제2금융권은 같은 기간 금리가 3.5∼4.2%에서 3.88∼4.5%로 올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5%대 금리를 요구하고 나선 지방은행도 나타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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