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장이식 환자 10% 5년내 암 발병”
동아일보
입력 2018-02-20 03:00 수정 2018-02-20 08:20
한림-연세대 연구팀 1만7587명 분석
국내 연구진이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은 5년 내에 피부암, 전립샘(선)암 등 각종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지금까지 심장이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다.
한림대 의대 유규형·한성우·윤종찬 교수팀과 연세대 의대 강석민 교수팀은 전 세계 심장이식 환자 자료가 모여 있는 ‘세계심폐이식학회’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0∼2011년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 중 1년 넘게 생존한 1만7587명을 5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심장이식 수술을 받기 전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환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1877명(10.7%)은 이식 후 5년 내에 새로운 암이 발병했다. 암은 흡연이나 방사선, 자외선 등 암 위험 인자에 꾸준히 노출된 뒤 대개 10∼20년이 경과한 이후 발생한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심장이식 수술과 암 발병 사이에 관련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암 종류별로 보면 피부암이 7.0%(123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립샘암(224명), 폐암(171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약 1%인 158명은 심장이식 후 5년 안에 혈액암에 해당하는 림프증식성 질환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은 생존율이 대개 90% 이상인 ‘양호한 암’(흑색종 제외)으로 불린다. 하지만 심장이식 환자에게서 발병한 피부암의 5년 생존율은 50% 이하로 현저히 낮았다. 심장이식 후 피부암 발병은 치명적인 셈이다.
연구팀은 “심장이식 환자들은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감염이나 신장기능 장애, 이식혈관병증과 같은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각종 암이 발병할 위험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 결국 사망 위험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윤종찬 순환기 내과 교수는 “대개 심장이식을 받으면 수술 뒤 첫 일주일, 첫 한 달, 첫 1년이 고비인데 이 기간 환자들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몸 관리를 잘한다”며 “하지만 2년째부터 일상생활에서 건강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윤 교수는 “장기 생존자의 경우 암 검진을 꾸준히 받고, 몸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의료진과 상의하는 등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며 “이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심장이식뿐 아니라 폐나 신장, 간 등 다른 장기 이식 이후 암 발생 빈도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장기이식은 2000년 1305건에서 2016년 4684건으로 16년 동안 3.5배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순환기 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 1월호에 게재됐다. 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는 이 논문의 저자들을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로 선정했다. 전 세계 심장이식 환자의 임상 경과를 분석해 구체적인 암 발생 시기와 종류를 처음으로 밝혀냈기 때문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연구진이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은 5년 내에 피부암, 전립샘(선)암 등 각종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지금까지 심장이식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적이 없다.
한림대 의대 유규형·한성우·윤종찬 교수팀과 연세대 의대 강석민 교수팀은 전 세계 심장이식 환자 자료가 모여 있는 ‘세계심폐이식학회’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0∼2011년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 중 1년 넘게 생존한 1만7587명을 5년 이상 추적 관찰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심장이식 수술을 받기 전 암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환자들이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1877명(10.7%)은 이식 후 5년 내에 새로운 암이 발병했다. 암은 흡연이나 방사선, 자외선 등 암 위험 인자에 꾸준히 노출된 뒤 대개 10∼20년이 경과한 이후 발생한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심장이식 수술과 암 발병 사이에 관련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암 종류별로 보면 피부암이 7.0%(123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립샘암(224명), 폐암(171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약 1%인 158명은 심장이식 후 5년 안에 혈액암에 해당하는 림프증식성 질환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은 생존율이 대개 90% 이상인 ‘양호한 암’(흑색종 제외)으로 불린다. 하지만 심장이식 환자에게서 발병한 피부암의 5년 생존율은 50% 이하로 현저히 낮았다. 심장이식 후 피부암 발병은 치명적인 셈이다.
연구팀은 “심장이식 환자들은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감염이나 신장기능 장애, 이식혈관병증과 같은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각종 암이 발병할 위험성이 다른 사람보다 높아 결국 사망 위험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윤종찬 순환기 내과 교수는 “대개 심장이식을 받으면 수술 뒤 첫 일주일, 첫 한 달, 첫 1년이 고비인데 이 기간 환자들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몸 관리를 잘한다”며 “하지만 2년째부터 일상생활에서 건강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윤 교수는 “장기 생존자의 경우 암 검진을 꾸준히 받고, 몸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의료진과 상의하는 등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며 “이것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심장이식뿐 아니라 폐나 신장, 간 등 다른 장기 이식 이후 암 발생 빈도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장기이식은 2000년 1305건에서 2016년 4684건으로 16년 동안 3.5배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순환기 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 1월호에 게재됐다. 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는 이 논문의 저자들을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로 선정했다. 전 세계 심장이식 환자의 임상 경과를 분석해 구체적인 암 발생 시기와 종류를 처음으로 밝혀냈기 때문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비즈N 탑기사
- ‘투머치 토커’의 모자…민희진 폭주에 박찬호 소환 왜
- 백일 아기 비행기 좌석 테이블에 재워…“꿀팁” vs “위험”
- 최저임금 2만원 넘자 나타난 현상…‘원격 알바’ 등장
- “배우자에게 돈 보냈어요” 중고거래로 명품백 먹튀한 40대 벌금형
- 이렇게 63억 건물주 됐나…김지원, 명품 아닌 ‘꾀죄죄한’ 에코백 들어
- 상하이 100년간 3m 침식, 中도시 절반이 가라앉고 있다
- 김지훈, 할리우드 진출한다…아마존 ‘버터플라이’ 주연 합류
- “도박자금 마련하려고”…시험장 화장실서 답안 건넨 전직 토익 강사
- 몸 속에 거즈 5개월 방치…괄약근 수술 의사 입건
- 일본 여행시 섭취 주의…이 제품 먹고 26명 입원
- 한국에 8800억 투자 獨머크 “시장 주도 기업들 많아 매력적”
- 직장인 1000만명 이달 월급 확 준다…건보료 ‘20만원 폭탄’
- 1인 가구 공공임대 ‘면적 축소’ 논란…국토부 “면적 기준 폐지 등 전면 재검토”
- “만원으로 밥 먹기 어렵다”…평균 점심값 1만원 첫 돌파
- 고금리-경기침체에… 개인회생 두달새 2만2167건 역대 최다
- 美-중동 석유공룡도 뛰어든 플라스틱… 역대급 공급과잉 우려[딥다이브]
- 카드사 고위험업무 5년 초과 근무 못한다…여전업권 ‘내부통제 모범규준’ 시행
- 작년 서울 주택 인허가, 목표치 33% 그쳐… 2, 3년뒤 공급난 우려
- 은행연체율 4년9개월만에 최고… 새마을금고 ‘비상등’
- 작년 4대그룹 영업이익 24.5조, 66% 감소…현대차그룹만 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