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후 30분이면 땀 줄줄… 손-겨드랑이에 땀 많으면 ‘다한증’ 의심을
김윤종기자
입력 2017-06-19 03:00 수정 2017-06-19 03:00
‘여름 불청객’ 땀과 몸 냄새
회사원 박모 씨(35)는 사무실이나 차 안, 지하철에서 주변 사람의 눈치를 살핀다. 16일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폭염 탓이다. 그는 외출하면 30분 내로 땀범벅이 된다. 셔츠 겨드랑이 부분에 커다란 땀자국이 생겨 민망하다. 이뿐 아니다. 땀을 흘린 후 전신에서 뿜어내는 체취는 ‘시큼털털함’을 넘어 불쾌감까지 준다. 그는 “주변 사람의 눈치를 자주 본다. 방법이 없냐”고 하소연했다. 박 씨의 고민을 토대로 △땀이 얼마나 나고 △어떤 냄새가 날 때 건강의 적신호인지를 전문의들과 함께 분석했다.
① 땀을 너무 많이 흘려요. 괜찮나요?
땀은 뇌 속 중추신경이 관할한다. 덥거나 긴장할 때 피부 가까운 곳의 혈관을 확장시켜 몸 안의 열을 땀을 통해 발산시킨다. 누구나 하루에 평균 600∼900mL의 땀을 흘린다.
하지만 손, 발바닥,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만 땀이 많으면 ‘다한증(多汗症)’을 의심해야 한다. 이 부위는 원래 땀이 많다. 하지만 외관상 땀이 줄줄 흐르는 게 보일 정도거나 계속 젖어 있으면 다한증일 수 있다. 다한증인 경우 하루에 2∼5L의 땀을 흘린다.
다한증은 교감신경계의 이상이 원인이다. 갑상샘 기능항진증, 폐경기, 내분비계 종양으로도 다한증이 생긴다. 이 경우 알루미늄 함유 로션을 사용하거나 항콜린성 약물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땀샘의 분비를 조절하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보톡스 시술도 있지만 효과 지속은 6개월 정도다. 김동관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심한 경우 손바닥 등으로 가는 신경을 담당하는 흉부의 교감신경절을 차단하는 수술을 통해 근본적으로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② 겨드랑이 냄새가 심해 타인에게 다가서기 겁이 납니다
땀은 99%가 물이다. 이 외에 염화나트륨, 염화칼륨, 젖산, 요소, 포도당과 약간의 유기물이 녹아 있다. 문제는 아포크린 땀샘. 몸 전체에 분포된 에크린 땀샘은 무색, 무취의 순수한 물을 배출한다. 하지만 겨드랑이와 생식기 주변에 많은 아포크린 땀샘은 땀과 함께 단백질 지방 등을 배출해 우유 색깔에 점도가 높다. 이 땀이 1시간 내에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돼 특이한 냄새를 풍긴다.
가장 심한 부위가 겨드랑이이다. 누구나 약간의 쉰 냄새는 난다. 이때는 목욕을 자주 하고 옷을 헐렁하게 입으면 된다. 땀 분비를 억제하는 ‘데오도란트’ 제품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쉰내를 넘어, 썩은 계란과 양파를 섞은 듯한 냄새가 난다면 ‘액취증(腋臭症)’을 의심해야 한다. 부모 중 한 명이 액취증이 있으면 자녀에게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이상이다.
액취증은 생활, 식습관 개선으로 완화하기 어렵다. 초음파, 레이저 등으로 땀샘 부위를 절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땀 냄새가 염려스러워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 병으로 진단하는 만큼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③ ‘신발 벗는’ 회식 장소를 피하게 됩니다
발 냄새는 발에 기생하는 미생물에 의해 땀 성분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이소발레릭산’이 원인이다. 무좀 등 피부질환이나 다한증, 갑상샘 기능 이상으로 발에 열이 많아져 발 냄새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발 냄새의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냄새가 줄어든다. 청결도 중요하다. 살균제가 포함된 비누로 발을 자주 씻는다. 양말은 나일론 제품은 피하고 면제품을 사용한다. 세탁할 때도 살균제가 포함된 세제를 쓴다.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3켤레 정도 준비해 교대로 신는다. 먼저 신은 신발은 안쪽을 알코올로 잘 닦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린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약물 치료와 발바닥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 요법으로 땀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④ 머리를 감아도, 양치질을 해도 냄새가 여전해요
머리에 땀이 많이 나면 피지가 많아진다. 땀과 곰팡이균이 섞이면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 비듬의 케라틴이라는 성분도 머리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 약용샴푸를 비롯해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용액이나 항진균제 성분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입 냄새는 충치나 풍치, 잇몸병이나 입안 점막의 질환이 있을 때 심해진다. 평소 치아 잇몸 혀를 잘 닦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 질환이 없는데도 입 냄새가 심하면 침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강 건조증이 심하면 신맛이 많이 나는 과일을 섭취하거나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긴 요독증, 축농증, 위궤양이나 간 질환이 있을 때도 독특한 입 냄새가 난다. 입 냄새가 심한 경우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낮 최고기온이 33도로 치솟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땀이 많은 환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한증, 액취증 등 땀과 관련된 질환은 식이요법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조언했다. 동아일보DB
“1시간마다 샤워를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회사원 박모 씨(35)는 사무실이나 차 안, 지하철에서 주변 사람의 눈치를 살핀다. 16일 서울에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폭염 탓이다. 그는 외출하면 30분 내로 땀범벅이 된다. 셔츠 겨드랑이 부분에 커다란 땀자국이 생겨 민망하다. 이뿐 아니다. 땀을 흘린 후 전신에서 뿜어내는 체취는 ‘시큼털털함’을 넘어 불쾌감까지 준다. 그는 “주변 사람의 눈치를 자주 본다. 방법이 없냐”고 하소연했다. 박 씨의 고민을 토대로 △땀이 얼마나 나고 △어떤 냄새가 날 때 건강의 적신호인지를 전문의들과 함께 분석했다.
① 땀을 너무 많이 흘려요. 괜찮나요?
땀은 뇌 속 중추신경이 관할한다. 덥거나 긴장할 때 피부 가까운 곳의 혈관을 확장시켜 몸 안의 열을 땀을 통해 발산시킨다. 누구나 하루에 평균 600∼900mL의 땀을 흘린다.
하지만 손, 발바닥,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만 땀이 많으면 ‘다한증(多汗症)’을 의심해야 한다. 이 부위는 원래 땀이 많다. 하지만 외관상 땀이 줄줄 흐르는 게 보일 정도거나 계속 젖어 있으면 다한증일 수 있다. 다한증인 경우 하루에 2∼5L의 땀을 흘린다.
다한증은 교감신경계의 이상이 원인이다. 갑상샘 기능항진증, 폐경기, 내분비계 종양으로도 다한증이 생긴다. 이 경우 알루미늄 함유 로션을 사용하거나 항콜린성 약물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땀샘의 분비를 조절하는 신경을 마비시키는 보톡스 시술도 있지만 효과 지속은 6개월 정도다. 김동관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심한 경우 손바닥 등으로 가는 신경을 담당하는 흉부의 교감신경절을 차단하는 수술을 통해 근본적으로 다한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② 겨드랑이 냄새가 심해 타인에게 다가서기 겁이 납니다
땀은 99%가 물이다. 이 외에 염화나트륨, 염화칼륨, 젖산, 요소, 포도당과 약간의 유기물이 녹아 있다. 문제는 아포크린 땀샘. 몸 전체에 분포된 에크린 땀샘은 무색, 무취의 순수한 물을 배출한다. 하지만 겨드랑이와 생식기 주변에 많은 아포크린 땀샘은 땀과 함께 단백질 지방 등을 배출해 우유 색깔에 점도가 높다. 이 땀이 1시간 내에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돼 특이한 냄새를 풍긴다.
가장 심한 부위가 겨드랑이이다. 누구나 약간의 쉰 냄새는 난다. 이때는 목욕을 자주 하고 옷을 헐렁하게 입으면 된다. 땀 분비를 억제하는 ‘데오도란트’ 제품이 효과가 있다. 하지만 쉰내를 넘어, 썩은 계란과 양파를 섞은 듯한 냄새가 난다면 ‘액취증(腋臭症)’을 의심해야 한다. 부모 중 한 명이 액취증이 있으면 자녀에게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50% 이상이다.
액취증은 생활, 식습관 개선으로 완화하기 어렵다. 초음파, 레이저 등으로 땀샘 부위를 절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홍준표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땀 냄새가 염려스러워 일상생활이 어려울 때 병으로 진단하는 만큼 전문의와 상담 후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③ ‘신발 벗는’ 회식 장소를 피하게 됩니다
발 냄새는 발에 기생하는 미생물에 의해 땀 성분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이소발레릭산’이 원인이다. 무좀 등 피부질환이나 다한증, 갑상샘 기능 이상으로 발에 열이 많아져 발 냄새를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발 냄새의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냄새가 줄어든다. 청결도 중요하다. 살균제가 포함된 비누로 발을 자주 씻는다. 양말은 나일론 제품은 피하고 면제품을 사용한다. 세탁할 때도 살균제가 포함된 세제를 쓴다. 통풍이 잘되는 신발을 3켤레 정도 준비해 교대로 신는다. 먼저 신은 신발은 안쪽을 알코올로 잘 닦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린다. 이동윤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약물 치료와 발바닥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전기 요법으로 땀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④ 머리를 감아도, 양치질을 해도 냄새가 여전해요
머리에 땀이 많이 나면 피지가 많아진다. 땀과 곰팡이균이 섞이면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 비듬의 케라틴이라는 성분도 머리 냄새에 영향을 미친다. 약용샴푸를 비롯해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용액이나 항진균제 성분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입 냄새는 충치나 풍치, 잇몸병이나 입안 점막의 질환이 있을 때 심해진다. 평소 치아 잇몸 혀를 잘 닦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 질환이 없는데도 입 냄새가 심하면 침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강 건조증이 심하면 신맛이 많이 나는 과일을 섭취하거나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긴 요독증, 축농증, 위궤양이나 간 질환이 있을 때도 독특한 입 냄새가 난다. 입 냄새가 심한 경우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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