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새해결심 올해도 작심삼일?

홍은심기자

입력 2017-01-11 03:00:00 수정 2017-01-1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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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작심삼일(作心三日)



2017년 정유년(丁酉年)이 시작된 지도 벌써 열흘 남짓 지났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새해 계획을 세웠을 터다. 금연, 운동, 다이어트, 자격증. 신년이면 늘 등장하는 새해 목표다. 하지만 연초 계획과 다짐은 아무리 야심 차게 세워도 물거품이 되기 일쑤다. 심지어 서점에서 ‘굿바이 작심삼일’ 등 새해 결심을 지켜내는 노하우가 담긴 책을 사들여도 말이다.계획은 쉽사리 지켜지지 않고, 우리는 또다시 목표를 세우기 위해 내년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결심중독


 사실 우리는 거의 매일 결심 목록을 만든다. 지각하지 않기, 커피는 한 잔만, 퇴근 후에는 운동 등 하루에도 수없이 결심한다.

 최창호 사회심리학 박사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결심중독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마음을 다지고 작정하지만 결심중독에 걸린 사람은 자신이 중독인지도 모른 채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결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뇌는 변화를 달가워 하지 않는다. 뇌의 특성상 지금껏 해왔던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다. 동아일보DB



편함을 따르는 인간의 본성

 그렇다면 결심은 왜 번번이 실패하는 걸까. 나는 작은 결심 하나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란 말인가.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인간은 본래 자신에게 편하고 유리한 것을 따르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즉 ‘실천을 미루는 것은 인간 본성’이라는 것.

 피어스 스틸 캐나다 캘거리대 경영대 교수도 자신의 저서 ‘결심의 재발견’에서 “늑장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인간은 원래부터 늑장을 부리도록 만들어진 존재”라고 했다.


뇌가 만들어내는 핑계


 이에 대해 ‘뇌 이야기’의 저자 이시형 박사는 “뇌가 핑계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나면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이유들이 생겨난다. 하필 이날, 연락이 뜸했던 친구가 만나자고 하고, 꼭 가고 싶었던 콘서트가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는 운동을 가기로 한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머리나 몸 어딘가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다. “나는 운동을 가려 했어. 하지만 상황이 이러하니…”라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이런 핑계가 반복되면 못 가게 되는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처음의 결심이 점차 느슨해지다가 결국엔 사라져버린다.




실천을 위한 마인드


 뇌는 왜 마음에 저항하면서 핑계를 만들어내는 걸까.

 이것을 이해하려면 뇌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뇌에는 이미 형성된 개념에 따라 행동하려는 습성이 있다. 사람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뇌 입장에서는 ‘변화’가 달갑지 않다. 대부분이 지금까지 해왔던 방식대로 행동하는 데서 평온함을 느낀다는 얘기다. 그래서 자신이 뭔가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계기로 큰 결심을 했을 때도 스스로에게 변명거리를 늘어 놓으며 슬그머니 회피해버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럼, 뇌는 절대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는 걸까. 새로운 결심을 하거나 계획표를 짜는 일은 완전히 무의미한 일인가.

 이시형 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뇌에는 신경가소성이라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신경가소성은 경험에 의해 변화한다는 뜻으로 내·외적 자극에 따라 뇌는 새로운 신경망을 조직하고 구성한다. 한 실험의 예로, 쥐의 뇌에 전기 자극을 주었더니 작은 시냅스(신경세포 간 연결 부위)가 형성됐고, 전기 자극을 계속해서 줬더니 형성됐던 시냅스가 강화됐다고 한다. 인간의 뇌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받아들일 만한 신경망이 없더라도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뇌는 행동할 준비를 갖추게 된다. 이 시점이 되면 뇌가 의지에 저항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먹은 바를 수월하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중요한 첫 성공의 경험


 목표 달성의 성패를 결정하는 또 하나로 ‘자기 효능감’이 있다. 자기 효능감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로,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기울이는 모든 노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윤 교수는 “계획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자기 효능감이 중요하다”며 “자기 효능감이 클수록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이 세운 계획을 잘 실천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첫 성공의 경험도 중요하다”며 “거창하고 세밀한 계획보다는 먼저 작은 계획을 세우고 성공의 기쁨을 누리며 점차 계획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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