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으로 구조물 해체… 안전하고 효율적인 ‘발파공법’ 주목

황효진 기자

입력 2018-11-21 03:00 수정 2018-11-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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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카코

발파기술 해외 첫 수출 사례인 필리핀 철골교량 발파해체. 코리아카코 제공
㈜코리아카코는 1997년 설립된 이래 구조물 발파 설계 및 시공 분야 국내 강소기업으로 대내외적인 인정을 받아왔다. 코리아카코 석철기 회장은 1988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요코하마국립대에서 화약과 발파를 공부하고 구조물 발파해체에 대한 공학을 연구한 공학박사이자 경영인이다.

그는 일본 최고의 발파해체 전문 기업인 일본 카코에서 5년간 근무하며 다양한 시공실적을 쌓았고 해체 현장 실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미진동·미소음 공법을 암반파쇄 굴착 및 구조물 해체시공에 적용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코리아카코는 해외의 선진 발파공법과 특수해체공법을 적극 도입함은 물론이고 자체 연구기술과 특허를 통해 세계적인 발파해체기술을 축적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준의 초일류기업 실현이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석 회장은 “코리아카코는 구조물해체공사를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며 안전하게 책임시공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목받는 발파해체공법은 구조물의 안전성과 직접 관련된 주요 지점을 소량의 화약으로 파괴시켜서 구조물을 단시간 내에 붕괴시키는 공사다. 발파에 의한 해체시간이 15초 미만으로 짧기 때문에 공사 시간이 매우 단축되며 진동이나 소음, 분진과 같은 환경공해의 발생 기간 또한 매우 짧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파괴력이 뛰어나고 적용 범위가 넓으며 후속 작업이 용이하다. 석 회장은 “암반파쇄 굴착 및 구조물 발파해체 시공에 적용하여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며 안전하게 책임시공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약을 쓰기 때문에 위험할 것이라는 선입견과 달리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안전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카코의 역사는 한국 구조물 발파해체 기술의 발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건설된 고층아파트 구조형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벽식구조 아파트를 대상으로 발파해체 공법을 적용하여 효과적으로 해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벽식구조물 발파해체 관련 요소기술, 해체 대상물의 구조형식 및 구조요소별 기준안, 안전하고 최적효율의 전단벽체 발파해체 시공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이 회사다.

또한 점차 강화되는 환경조건에 부응할 수 있는 해체 기술 및 고층건물에 적합한 실용적인 해체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외 전단벽체 사례 및 기술자료 수집 분석과 실물벽체 발파를 통해 요소기술 개발, 전단벽체의 효율적인 사전 취약화 및 장공 천공발파 기술 개발, 코어부 사전 취약화 기술과 같은 신공법 기술을 개발해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정립된 기술을 토대로 향후 대규모의 벽식 구조 아파트 단지를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으로 해체하여 벽식구조 고층아파트 발파해체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현재도 국내 발파해체공사의 절반가량은 코리아카코에서 진행하고 있다. 코리아카코 측은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구조물 일반해체와 토공사, 석면해체, 시설물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책임시공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연구기술과 특허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석 회장은 화약 발파 관련 전문성을 널리 인정받아 올해 1월 대한화약발파공학회 제11대 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 그는 학회 내 교육분과와 응용발파분과를 만들어 활성화 방안을 강구하는 등 체계화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석 회장은 “대한화약발파공학회는 국내 유일한 화약, 발파 관련 학회로 화약과 발파 분야 학자들과 기술자들이 모여 학문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상호 존중하며 사회에 공헌하는 훌륭한 교류의 장이다”고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 인터뷰 / (주)코리아카코·(사)대한화약발파공학회 석철기 회장

“도심지 건축 해체, 친환경 공법으로 해야”

“도심지 구조물발파해체공사는 공해·공기·경비 문제를 모두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법으로 적극 권장해야 할 것입니다. 여기서 몇 개월 공기 단축에 따른 이주비 이자 절감 효과도 매우 큽니다.”

코리아카코 석철기 회장은 창사 이래 쉼 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직원을 교육하며 미래의 해체시장에 대비해왔다.

현재 우리나라 건축물 해체 물량은 2045년까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는 저층 주택의 철거가 주를 이루었지만, 앞으로는 고층아파트철거가 점차 늘어나게 된다. 고층 아파트 철거는 장비를 이용하여 해체하면 공사금액도 더 많고 공사기간도 더 오래 걸린다. 또한 오랜 기간 소음과 분진 등 공해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그는 발파해체 공법을 제안했다.

그는 “발파해체 공법으로 최대한 공기를 단축하고 공사비 절감과 환경오염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15층 이상 건물의 경우에는 발파해체공법이 장비압쇄해체공법보다 공사기간이 줄어들고 공사비용 또한 적게 든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사 기간이 줄어들면 이주비의 이자 부담금이 더 적게 발생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향후 10년간 건축물 해체시장이 약 6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파트 리모델링 경우에는 서울 강남 일부 고가 아파트에서만 수익성이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아파트는 수익성이 없기 때문에 조만간 재건축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고층 아파트 발파해체 시장을 선점한 코리아카코에 주목하는 이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석 회장은 “화약류를 사용한 발파해체공사가 안전하고 경제적인데도, 허가관청과 공무원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아 이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처럼 민원인들도 함께 참여하면서 인식 변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인식 변화가 더뎌 발파기술 적용이 늦어지고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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