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내가 들어줄개" 유기견서 프로짐꾼러 변신한 말라뮤트
노트펫
입력 2019-04-05 17:15 수정 2019-04-05 17:16
[노트펫] 반려견과 산책하는 도중 짐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려견에게 들어달라고 하면 들어줄까?
솔아 씨는 지난 2일 SNS에 반려견 아몰랑(이하 몰랑)과 산책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내 짐꾼"이라며 간단한 설명을 덧붙였다.
영상에서 솔아 씨는 몰랑이를 불러 세우고는 방금 슈퍼마켓에서 산 따끈따끈한(?) 아이스크림을 건넨다.
너무 자극적인 간식을 주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먹으라는 게 아니라 들어달라는 뜻이다. 몰랑이도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는 듯 자연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물고 아무 일 없다는 듯 가던 길을 간다.
몰랑이는 지난해 가을께부터 형 가호를 따라 솔아 씨 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가호만큼은 아니어서 물고 가다 보면 어느새 떨어뜨린다. 그러면 솔아 씨가 다시 들고 가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언제 떨어뜨릴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하니 차라리 직접 들고 가는 게 편하지만, 들어주려는 마음이 고마워 늘 애용하고 있다.
몰랑이는 솔아 씨가 지난해 7월 유기견보호소에서 안락사 2일 전이라는 얘기를 듣고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데려온 아이다.
버려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건지 보호소 생활이 고됐던 건지 몰랑이는 입양 당시 겁도 많고 경계심이 극에 달해 가호와 눈만 마주치면 싸우려고 했다.
밖에 나가기만 하면 얼어붙는 통에 동물병원은 커녕 산책하러 나가기도 좀처럼 쉽지 않았다는 게 솔아 씨 설명이다.
이랬던 몰랑이가 마음을 열고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던 데는 솔아 씨는 물론, 가호의 노력도 한 몫했다.
몰랑이는 특히 뭐든 잘하는 가호 모습에서 경쟁심을 느꼈고, 가호 행동을 몇 차례 따라한 뒤에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솔아 씨는 "몰랑이는 가호를 보고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치고 문제행동들을 고쳐왔다"며 "그래서인지 나보다 가호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몰랑이와 가호 형제를 향해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나랑 재밌게 잘 살자"며 "다른 강아지들이 부러워할만큼 세상 최고의 가족이 되어줄게!"라고 말했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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