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는 동생들 돌보는 '풍산개' 언니.."귀여워서 봐준다"
노트펫
입력 2019-02-08 17:10 수정 2019-02-08 17:12
[노트펫]호랑이를 잡는 개라고 불릴 정도로 용맹스러운 견종인 북한 지방 고유의 사냥개 '풍산개'.
포스 넘치는 모습 때문에 으레 사나울 거라고 여겨졌던 풍산개 가족의 알콩달콩한 반전 일상이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퍼지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어미견으로 추정되는 큰 개를 겁도 없이 밟고 무는 새끼들의 앙증맞은 모습과 그런 새끼들의 괴롭힘(?)을 흔쾌히 받아주는 큰 개의 듬직한 모습이 훈훈함을 자아낸다는 반응이다.
횡성 풍산개 '가을이' 전용 인스타그램 계정
(@dlrkdmf__)
을 운영 중인 채현 씨는 "해당 사진들은 엄마가 아니라 언니인 가을이가 작년 5월에 태어난 동생들을 돌봐주는 모습이다"며 "함께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찍어둔 사진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예뻐해 주실 줄 몰랐다"고 말했다.
2017년 10월, 아빠 장군이와 엄마 청이 사이에서 태어난 가을이는 태어난 지 7개월 만에 동생들이 생겼다.
채현 씨에 따르면, 지인의 사정으로 청이를 일 년 정도 맡게 됐는데, 청이를 위한 공간을 새로 만들며 아주 잠깐 장군이와 같은 곳에 넣어놓았더니 그사이 둘이 '사고'를 쳤다고.
아직 한창 사랑받을 나이에 동생들에게 사랑을 뺏기는 게 싫을 법도 한데, 가을이는 출산에 지친 엄마 대신 동생들 육아에 나섰다.
5월에 태어나 단체로 '오월이들'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8마리의 동생들을 돌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채현 씨는 "가을이도 생후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기였는데 낮잠도 자지 않고 하루종일 동생들을 따라다니며 엄마 역할을 톡톡하게 해줬다"며 "장난감을 물고 따라오게끔 하면서 노는 법을 가르쳐주는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동생들이 아무리 물고 괴롭혀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다 받아주는 모습이 참 기특했다"고 덧붙였다.
저러다 물리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까불까불했던 오월이들은 엄마 못지않은 든든한 누나의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라 좋은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데.
"짖는 소리만 들으면 무섭지만 사실 뒷걸음질 치느라 바쁘고 꼬리는 어디갔는지 보이지도 않는 애교쟁이 겁쟁이"라고 가을이를 소개한 채현 씨.
"가을이는 저를 보면 벌러덩 누워 애교를 부리고 가족들이 야외에서 일하면 힘들다 싶을 때쯤 어떻게 알고 와서 얼굴을 비비고 애교를 부려 웃게 해준다"며 "장난감을 던져주지 않아도 혼자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서 던지고 놀 정도로 똑똑하기까지 하다"고 가을이에 대한 자랑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솥에 음식을 하는 날이면 냄새를 맡고 아궁이를 뒤지느라 숯으로 꼭 눈썹이나 수염을 그리고는 제 옆에 슬그머니 오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고 말하는 채현 씨의 얼굴에는 가을이를 향한 진한 애정이 가득했다.
"무섭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풍산개들도 다른 반려동물처럼 주인밖에 모르는 바보들인 것 같다는 채현 씨.
"가을이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만큼 가을이도 늘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가을이가 밥 많이 먹고 건강한 통통이로 늘 우리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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