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관리기, 삼성 ‘바람’이냐 LG ‘흔들기’냐

김지현 기자

입력 2018-08-22 03:00 수정 2018-11-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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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에어드레서’로 시장 진출… LG 아성 맞서 치열한 경쟁 예고

삼성전자가 21일 의류청정기 제품인 ‘에어드레서’를 공개하고 LG전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전자가 2011년 ‘스타일러’라는 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며 사실상 독점해온 시장에 삼성전자가 가세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뺏어 올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의류관리기는 2∼3년 전까지만 해도 건조기나 공기청정기처럼 ‘세컨드 가전’으로 분류돼 온 제품군이다. 하지만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시장이 급속하게 커졌다. 국내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5만 대 수준에서 올해는 30만 대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웨이도 올해 초 ‘코웨이 FWSS(Fresh Wear Styling System)’를 공개하고 렌털 서비스에 들어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 독주 체제에서 7년 만에 ‘3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시장 규모가 더 빠르게 커지고 소비자들은 직접 구매 또는 렌털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의류 관리가 아닌 ‘청정’ 기기라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세웠다. 단순히 옷의 먼지를 떨고 주름을 펴주는 제품이 아니라 에어, 스팀, 건조, 청정 4단계로 미세먼지와 냄새를 제거해 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 세탁기의 스팀 기술과 건조기의 제습 기술, 에어컨의 바람 제어 기술, 냉장고의 냄새 제거 기술, 공기청정기 필터 기술 등을 총집합시켰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날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 부문 대표이사(사장)는 “의류관리기가 아닌 의류청정기라는 용어를 새로 사용했다”며 “새로운 가전 소비층으로 떠오른 20, 30대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에어드레서는 옷을 흔들어 먼지를 떨어뜨리는 LG전자 방식과 달리 강한 바람을 분사하는 ‘제트에어’ 기술을 적용했다. 옷을 흔들지 않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적고 의류 특성이나 소재에 맞춰 바람 세기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감 케어 옷걸이’에 옷을 걸어두면 겉뿐만 아니라 피부가 직접 닿는 안감까지 관리할 수 있다. ‘미세먼지’ 전용 코스를 사용하면 25분 내에 미세먼지를 99% 제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옷에서 떨어진 미세먼지와 냄새가 기계 내부에 남거나 다른 옷에 배지 않도록 업계 최초로 미세먼지 필터와 냄새 분해 필터를 각각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천웅 경희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떨어낸 먼지를 별도로 제거하지 않으면 집 안으로 나와 체내에 유입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광촉매를 적용한 냄새 분해 필터는 스팀 방식으로 제거하기 쉬운 담배 냄새를 비롯해 고기 냄새처럼 물에 잘 녹지 않는 입자도 분해한다.

에어드레서는 삼성전자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싱스(SmartThings)’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된다. 사용자가 앱으로 옷 라벨 바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소재에 맞춘 관리 코스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의 구호 빈폴 갤럭시 에잇세컨즈 등 6개 브랜드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정식 출시에 앞서 21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를 한다. 출고가는 174만∼199만 원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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