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뛰고 물가도 경고등… 이란 제재 불똥 튄 한국경제

김재영기자

입력 2018-08-09 03:00:00 수정 2018-08-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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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국내 기름값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폭염으로 식탁물가가 비상인 가운데 기름값마저 가파르게 오르면 물가 상승,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용 증가, 투자 축소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등 미국의 이란 제재가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서울 휘발유값 L당 1700원 돌파

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7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날보다 0.63원 오른 L당 1616.60원으로 집계됐다. 연중 최고치이자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특히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서울은 L당 1702.13원으로 1700원을 돌파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2주차 가격(1444.62원)과 7일 가격(1616.60원)만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쏘나타(가솔린 2000cc·연비 L당 12km 가정) 승용차를 1년간 1만5000km를 주행한다고 하면 연간 주유비가 180만5775원에서 202만750원으로 21만4975원 오르는 셈이다.

가뜩이나 오르고 있는 기름값은 6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에 대한 1단계 제재를 공식화하면서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제재 발표 이후 국제유가는 연 이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6일 전일 대비 0.8%, 7일에는 1.2% 올라 배럴당 74.65달러를 나타냈다.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되는 데 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이달 말부터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1월부터 이란 원유 수출 금지가 포함된 2단계 제재가 실행되면 원유 공급이 줄어들어 유가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란이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카드를 꺼내들 경우 원유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 물가 상승 등 한국 경제 타격 불가피

미국의 이란 제재와 유가 상승은 미중 무역분쟁, 생산 및 투자 침체, 고용 부진 등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11월부터 원유 수출, 금융 거래까지 차단되면 중소 수출기업,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 건설사 등 이란과 직접적 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란과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용을 증가시켜 생산 및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오르면 석유제품 제조원가는 7.5%, 반도체, 전자, 자동차 등의 산업도 0.1∼0.4%의 원가 상승 부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 상승으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까지 이어지면 소비심리마저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1년 전보다 12.5% 뛰며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끌어올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월평균 1∼5%씩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는 0.1∼0.4%포인트의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경기 둔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물가만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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