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대한항공 잇단 적자사업 구조조정, 기업가치 높여”

뉴스1

입력 2020-02-10 06:05 수정 2020-02-10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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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 News1
한진가(家)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대한항공의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과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선 대한항공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항공이 악화된 영업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은 것을 두고도 긍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10일 항공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대한항공 그룹 경영에 부담이 되는 호텔·레저 등 적자 사업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연이어 오르고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한진가의 경영권 분쟁에 대해 지배구조를 개선할 기회로 그룹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조원태 회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해 한진칼 지분 경쟁구도가 보다 명료해졌다”며 “이제 관건은 주주들을 설득할 명분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편의 성과는 대한항공의 가치 제고에 달려있다”며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와 함께 비주력 사업 및 유휴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 등 대한항공 정상화 방안이 핵심 공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NH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도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중인 경영권 분쟁은 대한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효율화를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와 100%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에 대한 매각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후에도 추가적인 개선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인사동에서 바라본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 News1
실제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 6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휴자산인 송현동 부지와 비주력사업 왕산마리나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중 송현동 부지의 현재가치는 50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이 내놓은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도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정비비 회계처리방법 변경에 따른 일시적 효과지만, 비용 구조가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3배 증가한 1236억원을 기록하며 뜻밖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며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정비비 감소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2020년 상반기 업황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재무구조 및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신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3만2000원으로 18.5% 높였다.

한화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목표주가로 3만4000원, 3만3000원으로, 투자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일본 불매운동,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전반적인 업황 부진 속에서도 흑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2.8% 감소한 12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6.4% 줄어든 2909억원, 당기순손실 57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2179.5% 증가한 1263억원, 당기순이익은 561억원을 기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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