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스마트폰·신차 효과…8월 소비 8년7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김준일기자
입력 2019-09-30 16:45 수정 2019-09-30 16:49
신형 스마트폰과 신차 효과 등으로 올 8월 소비가 8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생산과 투자 관련 경제지표도 동반 상승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
하지만 미래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는 4개월째 하락해 체감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5% 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1.9%), 소비(3.9%)도 함께 오름세를 보였다. 생산 소비 투자 지표가 동반 상승한 것은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특히 소비 증가폭은 2011년 1월(5%) 이후 가장 컸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의 출시 영향으로 통신기기 및 컴퓨터 소비가 7월에 비해 12.3% 늘었다. 현대자동차의 신차 펠레세이드가 인기를 끌고 수입 디젤차 인증지연 문제가 해소되면서 같은 기간 승용차 판매도 10.3% 증가했다. 이와 함께 5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던 음식료품 소비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명절용품을 미리 구매한 영향도 소비 증가의 한 요인이 됐다.
반면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분야에선 반등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8월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감소했다. 13개월 연속 하락세다. 제조업생산능력은 정상적인 조업 환경 아래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것으로 추이를 보기 위해 통상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다. 생산능력이 감소한 것은 노동시간이 줄어든 데다 설비투자 위축으로 가동 가능한 공장의 총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줄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오르며 1개월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미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져 4개월째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최근 경기 동향에 대해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 대외환경이 개선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세는 나타나지 않아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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