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은 이젠 옛말”… 맞춤형 채용정보로 ‘나만의 직장’ 찾는다
강동웅 기자
입력 2019-09-17 03:00 수정 2019-09-17 03:00
수시채용 확대-맞춤형 인재 선발 등 기업채용 방식 변화에 맞춰 선별대응
스펙으로 어학점수 비중 떨어지고 인턴-알바경력, 학벌보다 더 중시
취업을 준비 중인 공대생 박종준 씨(26)는 여름방학 중 한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당초 어학연수를 생각했지만 고민 끝에 인턴직을 선택했다. 박 씨가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이 기존 대규모 공개채용(공채)에서 올해 수시채용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박 씨는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어학성적 취득과 인적성 고사 준비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었다”며 “인턴 생활을 통해 관련 직무 경험을 쌓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시채용 확대, 맞춤형 인재 선발 등 기업의 채용방식이 변하면서 구직자들의 준비과정도 바뀌고 있다. 특히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등 희망분야 직무 경험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관련 정보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 핵심 스펙 ‘출신학교’→‘직무경험’
구직자들이 과거와 현재 채용환경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스펙’도 완전히 바뀌었다. 16일 취업정보사이트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20대 청년구직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최근 취업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직무 관련 경험을 꼽았다. 출신학교라는 응답은 1명에 그쳤다.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같은 경력이 이른바 학벌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과거 채용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스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운 49.7%가 출신학교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취업 준비 때 회사 자체를 보는 대신 ‘회사에서 내가 할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어학실력에 대한 중요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과거 채용시장에서 토익, 토플 등 어학시험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11.6%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어학점수를 꼽은 구직자가 6.6%에 그쳤다. 어학능력이 여전히 중요한 스펙 중 하나이지만 상대적으로 직무 경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탓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일부터 사흘간 청년구직자 3121명을 상대로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다.
이런 변화에 따라 맞춤형 채용정보에 대한 구직자들의 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정보를 찾는 대신에 발품을 팔아 취업카페 등에서 생생한 정보를 구하려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
신경란 씨(27·여)는 최근 수시채용을 통해 희망했던 화장품 관련 기업의 연구직에 취직했다. 그는 현직자를 만나거나 맞춤형 채용설명회를 찾아다니며 직종과 업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신 씨는 “직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에 맞춰 준비하다 보니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직업적 관점에서 돌아볼 수 있었던 점이 최종 합격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현직자를 만나기 어렵다 보니 주로 취업카페에서 진행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다”며 “화장품 업계의 현직자를 만나 업종에 대한 이해와 실제 근무환경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채용시장의 새로운 키워드 ‘이직’
구직자들의 변화는 달라진 채용시장에서 결국 ‘나와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해서다. 어렵게 첫 취업에 성공해도 이직을 고민하거나 실제 회사를 옮기는 청년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012년 23%에서 2016년 28%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취업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입사한 것이 ‘조기 퇴직’의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요즘 세대에게 이직은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진학사 캐치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구직자 10명 중 7명 이상(77.5%)이 이직 자체를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답했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들은 “첫 직장에서 어느 정도 근무한 뒤 경력자로 이직”(57.5%) 또는 “짧게 근무한 뒤 더 좋은 조건으로 신입으로 입사”(18.7%)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첫 직장 여부와 상관없이 한 직장에서의 이상적인 근무기간도 과거와 큰 차이가 있었다. ‘3∼5년 미만’이 34.8%로 가장 많았고 △5∼7년 미만 △10년 이상 △7∼10년 미만 △1∼3년 미만의 순서였다.
스펙으로 어학점수 비중 떨어지고 인턴-알바경력, 학벌보다 더 중시
취업을 준비 중인 공대생 박종준 씨(26)는 여름방학 중 한 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일했다. 당초 어학연수를 생각했지만 고민 끝에 인턴직을 선택했다. 박 씨가 취업을 희망하는 기업이 기존 대규모 공개채용(공채)에서 올해 수시채용으로 전환한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박 씨는 “수시채용으로 바뀌면서 어학성적 취득과 인적성 고사 준비에 대한 부담이 다소 줄었다”며 “인턴 생활을 통해 관련 직무 경험을 쌓는 것이 더 나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수시채용 확대, 맞춤형 인재 선발 등 기업의 채용방식이 변하면서 구직자들의 준비과정도 바뀌고 있다. 특히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등 희망분야 직무 경험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관련 정보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구직자들이 과거와 현재 채용환경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스펙’도 완전히 바뀌었다. 16일 취업정보사이트 진학사 ‘캐치’에 따르면 20대 청년구직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최근 취업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직무 관련 경험을 꼽았다. 출신학교라는 응답은 1명에 그쳤다.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같은 경력이 이른바 학벌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과거 채용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스펙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절반 가까운 49.7%가 출신학교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취업 준비 때 회사 자체를 보는 대신 ‘회사에서 내가 할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세대의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어학실력에 대한 중요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과거 채용시장에서 토익, 토플 등 어학시험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11.6%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장 중요한 스펙으로 어학점수를 꼽은 구직자가 6.6%에 그쳤다. 어학능력이 여전히 중요한 스펙 중 하나이지만 상대적으로 직무 경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탓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4일부터 사흘간 청년구직자 3121명을 상대로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다.
이런 변화에 따라 맞춤형 채용정보에 대한 구직자들의 수요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정보를 찾는 대신에 발품을 팔아 취업카페 등에서 생생한 정보를 구하려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
신경란 씨(27·여)는 최근 수시채용을 통해 희망했던 화장품 관련 기업의 연구직에 취직했다. 그는 현직자를 만나거나 맞춤형 채용설명회를 찾아다니며 직종과 업무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신 씨는 “직무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에 맞춰 준비하다 보니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직업적 관점에서 돌아볼 수 있었던 점이 최종 합격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현직자를 만나기 어렵다 보니 주로 취업카페에서 진행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했다”며 “화장품 업계의 현직자를 만나 업종에 대한 이해와 실제 근무환경 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구직자들의 변화는 달라진 채용시장에서 결국 ‘나와 맞는 직장’을 찾기 위해서다. 어렵게 첫 취업에 성공해도 이직을 고민하거나 실제 회사를 옮기는 청년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012년 23%에서 2016년 28%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취업 전문가들은 기업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입사한 것이 ‘조기 퇴직’의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요즘 세대에게 이직은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진학사 캐치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구직자 10명 중 7명 이상(77.5%)이 이직 자체를 긍정적으로 여긴다고 답했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들은 “첫 직장에서 어느 정도 근무한 뒤 경력자로 이직”(57.5%) 또는 “짧게 근무한 뒤 더 좋은 조건으로 신입으로 입사”(18.7%)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첫 직장 여부와 상관없이 한 직장에서의 이상적인 근무기간도 과거와 큰 차이가 있었다. ‘3∼5년 미만’이 34.8%로 가장 많았고 △5∼7년 미만 △10년 이상 △7∼10년 미만 △1∼3년 미만의 순서였다.
장기간에 걸친 채용과 교육과정을 감안할 때 취업자의 조기 퇴직은 기업에 손해다. 이런 사례를 줄이기 위해 요즘 구직자들의 인식에 맞춰 더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진학사 캐치 김준석 본부장은 “요즘 청년들은 일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매출과 연봉 등 단순히 정량적인 정보뿐만 아니라 실제 조직을 경험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은 뒤 똑똑하게 기업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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