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떼재단, 카자흐 진출로 ‘글로벌 암호화폐 마이닝’ 기업 노린다

박지원 기자

입력 2019-08-12 03:00 수정 2019-08-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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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떼재단

삼룩에너지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 전경.
비트코인은 이미 ‘디지털 금(Digital Gold)’으로 시장에 뿌리내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 들어 비트코인이 3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산 1위에 오른 것도 한 예이다. 여기에 내년 5월쯤 세 번째 반감기가 돌아올 전망인데,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의 경우 20만 번째 블록을 생성할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 수량을 절반으로 줄인다. 공급이 줄면 가격은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시세 변화에 따른 마이닝 수요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암호화폐 마이닝(Mining·채굴)의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삼룩에너지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 517MW 전기공급계약서(왼쪽부터 5MW 12MW 500MW).
전기요금 확장지 찾기에 혈안

국내 마이닝 업체들이 최근 경쟁력 있는 전기요금의 확장지를 찾기 위해 해외 여러 나라를 탐색하며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코인 채굴 사업은 전기료 싸움’이란 얘기가 있을 만큼 마이닝 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채굴회사를 이전하는 추세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저렴한 전기료와 더불어 국가적으로도 디지털 경제력을 강화하는 등 발전 가능성이 부각되는 나라로 카자흐스탄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파시떼재단(회장 최기훈)이 카자흐스탄 최대 발전 공급 회사인 삼룩에너지와 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해 화제다.

파시떼재단과 협약을 맺은 삼룩에너지의 자회사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는 카자흐스탄 국영기업으로 안정적인 전기 공급 및 광범위한 부지 등 채굴단지 운영을 위한 최적의 요소를 갖춘 곳으로 유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그레이스-1 발전소는 세계 20권 내 발전소로 화력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에키바스투즈에서 채굴되는 석탄을 원료로 월 4000M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알마티시를 포함한 각 주요 도시로 공급되고, 러시아에도 전기를 수출하고 있다.

파시떼재단은 국가 디지털화 및 선진화 정책을 시행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통해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 내 채굴단지 부지를 확보하고, 전기 누수 및 각종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설비공사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전기 공급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시 즉각적인 대응책 마련이 가능하다.


카자흐스탄 삼룩에너지와 전기공급 계약

카자흐스탄에서 전기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삼룩에너지, KEGOC 등 카자흐스탄 국영 발전 회사에서 승인한 계약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517MW라는 대량의 전기 공급이 가능한 발전소는 삼룩에너지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가 유일한데 이와 계약을 맺은 업체는 파시떼재단뿐이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2년 이내 채굴기 200만대 가동 계획을 세우고 있는 파시떼재단은 카자흐스탄 삼룩에너지와 긴밀하게 암호화폐 채굴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중앙아시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채굴단지 산업을 시작으로 채굴산업의 발전 및 선진화를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의 베이스 구축, 카자흐스탄 국가 및 중앙아시아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될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 전산실을 답사 중인 최기훈 회장.
카자흐스탄의 전기료는 1kW/h 당 2.75센트로 전 세계 평균 전력 요금의 3분의 1수준이다. 암호화폐 채굴 사업의 가장 중요 요소인 전기요금 부분에서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지닌 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암호화폐 채굴 사업을 진행하게 된 파시떼재단은 NTC카자흐스탄(회장 김정대)과 함께 마이닝 사업 관련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NTC카자흐스탄은 1991년 카자흐스탄 독립과 함께 세워진 ‘외국인 1호 기업’으로 과거 국내외 30여 개의 자회사를 거느렸으며, 2000년 대 초 카자흐 카라타스 광산으로 증시에서 신드롬을 일으키는 등 카자흐스탄 전문기업으로 유명하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파시떼재단은 현재 1ha(약 3000평)의 부지에 설비 공사를 착수해 최단기간에 약 1만 대의 채굴기 설치 가동을 시작으로 추가로 확보된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 내 10ha(약 3만 평)의 부지에 약 100만 대의 채굴기를 설치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채굴단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로써 파시떼재단은 저렴한 전기 및 공급력, 넓은 부지 등 이 세 박자를 고루 갖춘 ‘글로벌 마이닝’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왼쪽부터 NTC카자흐스탄 김정대 회장, 에키바스투즈 그레이스-1 발전소 아비세프 마디 대표, 파시떼재단 최
기훈 회장.
공동의 이익 추구… 4차 산업혁명 앞장

카자흐스탄에 기반을 둔 마이닝 센터의 공동이익 실현을 위해 마이닝 비즈니스 플랫폼 코인인 파시떼 코인(FIT)도 발행했다. 파시떼코인은 현재 파시떼 채굴 단지 내 위탁운영 및 채굴기를 구매하기 위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 쇼핑과 아트센터, 의료센터, 놀이공원, 카지노, 게임 등에서 주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제휴사들을 카자흐스탄과 주변 국가들을 상대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 파시떼 생태계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파시떼재단이 진행하는 모든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2의 수익 창출 기회를 부여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따라서 파시떼 코인의 미래 가치는 파시떼재단의 미래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시떼재단은 국내 우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시리우스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4년 이상의 실질적인 마이닝 운영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시리우스는 채굴기 및 마이닝 센터 설비 관련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다. 양사는 채굴기 공급과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단지 조성을 통해 글로벌 4차 산업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비트코인 채산성 극대화

누구나 안정적인 자산가치 증대를 바라지만 그만큼 수익률은 저조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방식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해서 가성비 좋은 방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운영자 없는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2009년에 처음 등장했으나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덮치던 2017년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진입 장벽이 낮으면서도 자산을 빠르고 확실하게 증식할 수 있는 투자처였기에 비트코인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비트코인이 화폐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이 시점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탔고, 채굴 사업도 활기를 띠었다. 그러다가 채굴 장소, 채굴기 인력 등을 동원하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면서 점차 시세 하락이 이어져 채굴 채산성이 크게 뒤처지는 국가들이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가상화폐 지갑회사 블록체인인포에 따르면 2017년 12월 7일까지 채굴된 비트코인은 1671만 개 정도다. 채굴 한도 2100만 개의 80%가 이때 채굴된 셈이다. 그만큼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컴퓨터로 채굴됐음을 방증한다.

카자흐스탄은 2050년까지 세계 30대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2017∼2020 카자흐스탄 디지털화’ 국가 프로젝트 시행을 선언했다. 여기에 공격적인 디지털 경제체제 개발을 통한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과 전략에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의 플레이어들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수백 대의 특수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합한 초생산적인 네트워크로 능력 있는 기업의 투자 유치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자국민이 국내 시장에서 건강한 구성원의 몫을 이뤄 나가는 데도 든든한 축으로 활용될 수 있다.

파시떼재단이 카자흐스탄에 마이닝 센터를 건립하고, 비트코인 채산성을 극대화할 전략을 실행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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