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北전역 생산품 ‘한국산’ 인정 구상
장관석 기자
입력 2019-04-13 03:00 수정 2019-04-13 15:21
관세청, 남북교역 활성화 로드맵… “개성공단 넘어 ‘역외가공’ 확대”
남북경협 구상, 美 “제재 유지”와 엇박자 우려
정부가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나진선봉 특구 등 북한 전 지역으로 역외가공(OP·Outward Processing) 적용 범위를 넓혀 북한의 수출 확대를 지원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1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도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남북 경협을 둘러싼 한미 간 견해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비핵화 프로세스를 위해 남북 경협에 너무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동아일보가 12일 입수한 관세청 산하 남북 교역 태스크포스(TF)의 ‘남북 교역 활성화 대비 관세행정 종합지원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관세청은 올해 2월 작성한 로드맵에 ‘자유무역협정(FTA) 역외가공 제도를 통한 북한의 수출 확대 지원’ 항목을 별도로 마련해 “남한 원재료를 이용해 개성공단 또는 북한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에 대해 한국산 물품으로 인정해 FTA 특혜를 부여하는 게 가능하다”며 역외가공 확대 적용을 제시했다. 관세청은 특히 “나진선봉지구 등 경제특구, 제2의 개성공단, 남북 경협 지정 지역 또는 북한 전(全) 지역으로 역외가공 지역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의 모든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인정받도록 한다는 것. 또 북한산 원재료 사용 인정, 역외가공 지역에서 남한으로의 반입 없이 FTA 상대국으로 직접 수출 허용 등의 계획도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남북 세관 간 협력기구 설립을 요청하고, 무역 통계 작성 시스템, 전자통관 시스템 구축 지원 계획도 마련했다. 이는 남북 교역 활성화 국면에서 북한의 수출을 자연스럽게 늘리는 한편 세계 경제 질서에 편입되게끔 해 한반도 평화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빅딜과 ‘토털 솔루션’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역외가공 적용을 현재 멈춰 선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북한의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지금은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이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구멍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이 확인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연례보고서에 이름이 올랐고, 한국 국적의 유조선이 정유 제품을 공해상에서 옮겨 실어 북한에 공급한 혐의로 부산항에 억류돼 있다. 그럼에도 관세청은 로드맵에서 ‘남북 교역 재개 즉시 지원 가능한 체계 준비’ ‘북한 관세행정 선진화로 남북 관세행정 조화’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관세청까지 동원해 이런 구상을 마련하고 실제 집행할 경우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해당 로드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교역 및 북한을 경유한 북방무역이 활성화될 경우에 대비해 집행 기관인 관세청 차원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을 검토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 등 외부의 지시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북 교역 활성화에 대비해 준비할 사항을 자체 검토했다는 것이다. 또 관세청은 “미국 대북 제재 조치와 관련해 북한 석탄 불법 반입 등 제재 위반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노력하고 있고 위반행위에 엄정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경협 구상, 美 “제재 유지”와 엇박자 우려
정부가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나진선봉 특구 등 북한 전 지역으로 역외가공(OP·Outward Processing) 적용 범위를 넓혀 북한의 수출 확대를 지원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지원하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11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 재개에도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남북 경협을 둘러싼 한미 간 견해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비핵화 프로세스를 위해 남북 경협에 너무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동아일보가 12일 입수한 관세청 산하 남북 교역 태스크포스(TF)의 ‘남북 교역 활성화 대비 관세행정 종합지원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관세청은 올해 2월 작성한 로드맵에 ‘자유무역협정(FTA) 역외가공 제도를 통한 북한의 수출 확대 지원’ 항목을 별도로 마련해 “남한 원재료를 이용해 개성공단 또는 북한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에 대해 한국산 물품으로 인정해 FTA 특혜를 부여하는 게 가능하다”며 역외가공 확대 적용을 제시했다. 관세청은 특히 “나진선봉지구 등 경제특구, 제2의 개성공단, 남북 경협 지정 지역 또는 북한 전(全) 지역으로 역외가공 지역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북한의 모든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인정받도록 한다는 것. 또 북한산 원재료 사용 인정, 역외가공 지역에서 남한으로의 반입 없이 FTA 상대국으로 직접 수출 허용 등의 계획도 마련했다. 이와 관련해 남북 세관 간 협력기구 설립을 요청하고, 무역 통계 작성 시스템, 전자통관 시스템 구축 지원 계획도 마련했다. 이는 남북 교역 활성화 국면에서 북한의 수출을 자연스럽게 늘리는 한편 세계 경제 질서에 편입되게끔 해 한반도 평화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빅딜과 ‘토털 솔루션’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역외가공 적용을 현재 멈춰 선 개성공단뿐만 아니라 북한의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비핵화를 위한 한미 공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지금은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이 국제사회가 주도하는 대북제재의 구멍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이 확인돼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연례보고서에 이름이 올랐고, 한국 국적의 유조선이 정유 제품을 공해상에서 옮겨 실어 북한에 공급한 혐의로 부산항에 억류돼 있다. 그럼에도 관세청은 로드맵에서 ‘남북 교역 재개 즉시 지원 가능한 체계 준비’ ‘북한 관세행정 선진화로 남북 관세행정 조화’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정부가 관세청까지 동원해 이런 구상을 마련하고 실제 집행할 경우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은 “해당 로드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교역 및 북한을 경유한 북방무역이 활성화될 경우에 대비해 집행 기관인 관세청 차원에서 준비해야 할 사항을 검토 정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 등 외부의 지시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남북 교역 활성화에 대비해 준비할 사항을 자체 검토했다는 것이다. 또 관세청은 “미국 대북 제재 조치와 관련해 북한 석탄 불법 반입 등 제재 위반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노력하고 있고 위반행위에 엄정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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