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욱 기자의 머니게임] ‘토끼 모자’ 쓴 은행장님…이런 모습 처음!
스포츠동아
입력 2019-01-08 05:45 수정 2019-01-08 05:45
고객만남파 윤종규 KB금융회장-장거리원정파 김도진 기업은행장-품격파괴파 함영주 하나은행장-화상통화파 이대훈 농협은행장(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 은행 리더들의 4인4색 소통경영
KEB 함영주, 격의 없는 새해 인사
KB 윤종규·IBK 김도진 현장 소통
NH 이대훈은 격오지 근무자 격려
요즘 금융지주 회장 및 은행장 등 금융업계 최고경영자들이 많은 신경을 쓰고 노력하는 것은 이른바 ‘소통경영’이다.
소통 경영은 금융 리더들이 본사 집무실과 회의실이 아닌 영업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과의 만남에 적극 나서는 등 영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나를 따르라’ 식의 일방적인 리더십이 아닌 영업현장의 업무와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자신의 경영철학과 사업 구상에 대해 내부 구성원과 외부에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애를 쓴다.
신년 들어 4명의 은행권 수장들이 일제히 ‘소통’을 강조한 현장경영에 나섰다. 지향하는 목표는 비슷했지만, 그들이 현장을 찾는 방식이나 메시지는 경영철학에 따라 ‘4인4색’의 특징이 두드러졌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고객만남파’다. 그는 2일 KB국민은행 여의도영업부, 목동 파리공원 지점 등 서울의 영업 현장을 찾아가 고객들과 만났다.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고객중심 경영을 강조하는 행보이다.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현장을 직접 발로 뛰어야 함을 자신이 보여준 것이다. 윤 회장은 “‘KB에 가보니 너무 좋다’라는 인식을 심을 수 있도록 고객 입장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국 지역본부를 모두 방문했던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장거리원정파’이다. 김도진 행장은 연초 거제, 통영, 진주, 여수, 순천 등 내륙 최남단 지역과 산업단지가 있는 영업현장을 방문했다. 이동 거리만 1060km에 달하는 장거리다. 그는 지방 중소기업의 어려움과 현장 직원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신년사에서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을 지키기 위해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에게 포용적 잣대로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중소 제조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천명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화상통화파’다. 3일 최동단 영업점 울릉군 지부, 최남단 완도군 지부 등 격오지 및 베트남 하노이 지점 등 해외 사무소와 화상통화를 갖고 지난해 성과에 대한 격려와 함께 올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경영방침을 전달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격의 없는 모습으로 나서 ‘직원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2일 본점 정문에서 요즘 유행하는 움직이는 토끼 모자를 쓰고 츨근하는 직원들과 새해 인사를 하고, 돼지 인형과 돼지가 그려진 떡을 선물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의 최고경영자들은 외부 노출을 가급적 피하고 뒤에서 조용하게 경영하는 보수적인 행보를 미덕으로 여겼다”며 “하지만 은행간의 무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이런 금융업계의 관행이 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특히 리더들의 내부 소통은 조직 결속력을 강화하고 직원 사기를 키우는데, 이는 대외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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