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에 “정권 바뀌어도 재판 안 세우겠다”며 기금 내라는 국회
동아일보
입력 2018-11-16 00:00 수정 2018-11-16 00:00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어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그룹 LG전자를 비롯해 15개 대기업 고위 임원들을 불러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지역구가 주로 농어촌인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함께했다. 국회와 정부가 대기업에 기금 모금을 압박하는 모양새였다.
농어촌상생기금은 한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를 보는 농어민을 위해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는 기업 등이 연 1000억 원씩 10년간 1조 원을 모으자며 지난해부터 조성했다. 그러나 모인 돈은 505억7000만 원에 불과했고 이 중 민간기업 출연금은 6.9%밖에 안 됐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이 기금 출연에 소극적인지부터 따져봐야 할 텐데 직접 대기업을 선정해 참석을 통보한 뒤 출연금을 내라는 것은 강요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박주현 의원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내기를 기대했는데 유감”이라고 했고, 심지어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정부에서 좋은 일 한다고 기금을 출연했는데 재판정에나 서서는 면도 안 선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판정에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드릴 테니 도와 달라”고 말했다. 농담조이긴 했지만 지난 정부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때문에 곤욕을 치른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들렸겠는가. 가뜩이나 정부의 친노동정책과 반기업 정서에 몸살을 앓는 기업들로서는 준조세로 느낄 수밖에 없다. 진정한 농어촌 상생은 기업 팔을 비틀어 얻어질 리 없다.
농어촌상생기금은 한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피해를 보는 농어민을 위해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는 기업 등이 연 1000억 원씩 10년간 1조 원을 모으자며 지난해부터 조성했다. 그러나 모인 돈은 505억7000만 원에 불과했고 이 중 민간기업 출연금은 6.9%밖에 안 됐다. 그렇다면 왜 기업들이 기금 출연에 소극적인지부터 따져봐야 할 텐데 직접 대기업을 선정해 참석을 통보한 뒤 출연금을 내라는 것은 강요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박주현 의원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내기를 기대했는데 유감”이라고 했고, 심지어 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정부에서 좋은 일 한다고 기금을 출연했는데 재판정에나 서서는 면도 안 선다”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판정에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드릴 테니 도와 달라”고 말했다. 농담조이긴 했지만 지난 정부에서 국정농단 사태를 촉발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때문에 곤욕을 치른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들렸겠는가. 가뜩이나 정부의 친노동정책과 반기업 정서에 몸살을 앓는 기업들로서는 준조세로 느낄 수밖에 없다. 진정한 농어촌 상생은 기업 팔을 비틀어 얻어질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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