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곤의 실록한의학]왕들이 좋아했던 생강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입력 2017-09-25 03:00 수정 2017-09-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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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왕의 이상형이 ‘내성외왕(內聖外王)’이어서일까. 조선의 왕은 성현 같은 인격을 완성하기 위해 공자를 롤 모델로 삼는다. 특히 인종의 생강 사랑은 유독 강했다. 세자 시절 세자시강원의 궁료들에게 특별히 생강을 하사할 정도였다. 매운 생강을 선물하며 극단적인 공자 따라잡기를 한 것.
생강은 감기와 콧물을 치료하는 주요 약물이다. 맵고 따뜻한 성질로 체온을 올려 혈액순환을 돕는 까닭에 오래전부터 해열용 또는 감기의 오한 증상, 코 막힘 초기 증상을 해소하는 데 주로 쓰였다. 실제 많은 조선의 왕들도 감기에 걸리면 생강을 넣은 차를 즐겨 마셨다. 왕의 감기 치료에 있어 ‘신의 한 수’라 할 만했다.
선조의 경우 기침이 오랫동안 계속되자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진정시키기 위해 생강과 귤피를 달여 만든 강귤차를 과반환이라는 한약처방과 함께 마셨다. 배탈과 설사로 고생했던 약골 영조도 생강을 먹고 감기 증상을 치료한 기록이 있다. ‘까닭 없이 콧물이 쏟아지자 생강과 소엽으로 끓인 차를 복용하고 콧물과 기침이 진정되었다.’(승정원일기 영조 24년 11월)
예부터 한약을 달일 때 가장 중요한 법칙 중 하나가 강삼조이(薑三棗二)로, 반드시 생강을 동전 크기만 하게 3쪽을 넣고 대추를 2개 넣어야 한다는 지침인데, 생강의 효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많은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이다 보니 너무 귀했다는 점.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자 광해군의 오른팔이었던 정인홍조차 기침과 가래가 아주 심해지자 특별히 광해군에게 내의원에서 생강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탁을 넣을 정도였다.
이처럼 생강은 원래 우리 것이 아니었다. 일설에 따르면, 고려 초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신만석이라는 사람이 중국 봉성현에서 그 뿌리를 가져와 우리나라에서 시험재배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중국 봉성현의 ‘봉(鳳)’자가 들어간 지역을 찾아 전남 나주의 봉황지역과 황해도 봉산지역에서 시험재배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전북 완주군 봉상지역(지금의 봉동)에 심어 성공했다. 이후 완주군 봉동은 생강 생산의 중심지가 됐고, ‘봉동 생강’은 국가대표 생강이 됐다. 이강주가 유명해진 것도 바로 여기에 봉동 생강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현종은 가래와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 중국 명나라 때 의서 ‘수세보원’에 나온 처방인 이강즙을 복용했는데 생강즙과 배즙 박하즙 꿀을 섞어서 만든 것이었다.
환절기인 요즘 재채기, 콧물, 피부 가려움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생강과 대추, 파뿌리를 함께 끓여 틈틈이 마시면 효험이 크다. 여름철 냉음료와 냉방시설 때문에 약해진 코와 피부는 온도의 변화를 적(敵)으로 잘못 인식하고 각종 알레르기(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그 증상이 바로 재채기, 콧물, 가려움이다. 생강은 진저롤 성분의 매운맛으로 코의 온도 적응 능력을 높이고 대추는 점액을 보태 면역을 향상시킨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이들에겐 생강차의 상복을 권한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체온을 올려 혈액순환을 돕는 생강은 한방에서 귀한 감기 약재로통한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공자는 ‘논어’ 향당 편에서 자신의 식습관을 밝히면서 ‘생강을 끊지 않고 먹었다’고 했다. ‘생강은 정신을 소통시키고 내부의 탁한 악기를 없앤다’라는 주석도 달았다. 중국 명나라의 종합의서 ‘의학입문’에는 ‘생강을 먹으면 온몸의 기운이 바르게 되어 더럽고 나쁜 것을 없앤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도덕적 심성을 만드는 유학자의 채소가 생강이다.조선시대 왕의 이상형이 ‘내성외왕(內聖外王)’이어서일까. 조선의 왕은 성현 같은 인격을 완성하기 위해 공자를 롤 모델로 삼는다. 특히 인종의 생강 사랑은 유독 강했다. 세자 시절 세자시강원의 궁료들에게 특별히 생강을 하사할 정도였다. 매운 생강을 선물하며 극단적인 공자 따라잡기를 한 것.
생강은 감기와 콧물을 치료하는 주요 약물이다. 맵고 따뜻한 성질로 체온을 올려 혈액순환을 돕는 까닭에 오래전부터 해열용 또는 감기의 오한 증상, 코 막힘 초기 증상을 해소하는 데 주로 쓰였다. 실제 많은 조선의 왕들도 감기에 걸리면 생강을 넣은 차를 즐겨 마셨다. 왕의 감기 치료에 있어 ‘신의 한 수’라 할 만했다.
선조의 경우 기침이 오랫동안 계속되자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진정시키기 위해 생강과 귤피를 달여 만든 강귤차를 과반환이라는 한약처방과 함께 마셨다. 배탈과 설사로 고생했던 약골 영조도 생강을 먹고 감기 증상을 치료한 기록이 있다. ‘까닭 없이 콧물이 쏟아지자 생강과 소엽으로 끓인 차를 복용하고 콧물과 기침이 진정되었다.’(승정원일기 영조 24년 11월)
예부터 한약을 달일 때 가장 중요한 법칙 중 하나가 강삼조이(薑三棗二)로, 반드시 생강을 동전 크기만 하게 3쪽을 넣고 대추를 2개 넣어야 한다는 지침인데, 생강의 효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많은 처방에 들어가는 약재이다 보니 너무 귀했다는 점.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자 광해군의 오른팔이었던 정인홍조차 기침과 가래가 아주 심해지자 특별히 광해군에게 내의원에서 생강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탁을 넣을 정도였다.
이처럼 생강은 원래 우리 것이 아니었다. 일설에 따르면, 고려 초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신만석이라는 사람이 중국 봉성현에서 그 뿌리를 가져와 우리나라에서 시험재배에 나섰다고 전해진다. 중국 봉성현의 ‘봉(鳳)’자가 들어간 지역을 찾아 전남 나주의 봉황지역과 황해도 봉산지역에서 시험재배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전북 완주군 봉상지역(지금의 봉동)에 심어 성공했다. 이후 완주군 봉동은 생강 생산의 중심지가 됐고, ‘봉동 생강’은 국가대표 생강이 됐다. 이강주가 유명해진 것도 바로 여기에 봉동 생강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현종은 가래와 기침을 치료하기 위해 중국 명나라 때 의서 ‘수세보원’에 나온 처방인 이강즙을 복용했는데 생강즙과 배즙 박하즙 꿀을 섞어서 만든 것이었다.
환절기인 요즘 재채기, 콧물, 피부 가려움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은 생강과 대추, 파뿌리를 함께 끓여 틈틈이 마시면 효험이 크다. 여름철 냉음료와 냉방시설 때문에 약해진 코와 피부는 온도의 변화를 적(敵)으로 잘못 인식하고 각종 알레르기(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그 증상이 바로 재채기, 콧물, 가려움이다. 생강은 진저롤 성분의 매운맛으로 코의 온도 적응 능력을 높이고 대추는 점액을 보태 면역을 향상시킨다.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이들에겐 생강차의 상복을 권한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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