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오향족발 28년, 최초로 공개하는 ‘온족’ 개발 스토리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입력 2017-08-30 09:00 수정 2017-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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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만족오향족발

지금으로부터 28년 전인 1989년 서울시청 부근의 한 건물 2층에는 ‘놀부만두’라는 식당이 문을 열었다. 만두전문점 이었던 이 식당은 족발을 메뉴에 추가한 후 족발 전문점(이대감 족발)으로 업종을 바꿨다.

‘서울 3대 족발’로 통하는 만족오향족발 시청본점의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이 때부터 ‘시청오향족발’, ‘오향족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은 만족오향족발 시청본점은 오늘날 ‘서울 3대 족발’이란 평가를 얻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를 발행하는 미슐랭코리아는 지난 11월 1일 서울 웹사이트 오픈과 함께 발표한 ‘빕 구르망(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선사하는 친근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명단에 만족오향족발 서울시청본점을 포함시켰다.

또 최근에는 직영점인 신사점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에서 운영 중인 중화권 관광객을 위한 레스토랑 가이드 서비스 ‘씨트립 미식림(Ctrip 美食林)’의 추천 레스토랑 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다.

만두전문점 이었던, 어찌 보면 평범하고 어찌 보면 어정쩡한 식당이 세계적인 맛집 가이드북에 실리는 성공을 거두기 까지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

만족오향족발을 처음 찾은 사람이라면 우선 특이하게 여기는 부분이 족발을 주문하면 떡만두국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대단히 ‘언밸런스’한 조합이지만 그 배경을 살펴보면 충분히 이유가 있는 조합이다.

1989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주고객층은 주변 오피스 타운의 직장인들이었다. 직장인 고객들이 매일 밤 술자리로 고생하는 모습을 본 이한규 대표는 고객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배려하는 마음에서 과거 만두전문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떡만두국을 선보였다.

족발과 함께 떡만두국을 서비스 하는 아이디어는 점차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얻게 됐다. 그리고 떡만두국과 족발이라는 만족오향족발의 한상차림은 오늘날 브랜드의 상징이 됐다.

만족오향족발은 또 국내 최초로 온족(따뜻한 족발)을 개발해 인기를 얻은 것으로 유명한데 여기에도 숨겨진 사연이 있다.

이전까지 족발 음식은 쫄깃한 식감을 위해 일부러 식혀 내보내는 음식이었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퇴근시간과 맞물려 족발을 식혀서 내보낼 겨를 없어 따뜻하고 야들야들한 상태로 족발을 냈는데 고객들 사이에서 금방 삶아낸 느낌을 주는 족발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이 오히려 크게 인기를 얻게 됐다.

다분히 우연처럼 보이지만 고객들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핀 결과 약점으로 지적 받을 수 있던 부분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만족오향족발의 모든 매장에는 테이블 마다 족발의 따뜻함을 유지시켜 주는 온열판이 설치되어 있다.

이 밖에도 족발의 잡내를 잡기 위한 연구 끝에 과거 중식 요리 경험에 착안, 중국의 향신료 오향을 족발 조리에 가미함으로써 족발의 잡내를 잡은 것은 물론이고, 달짝지근한 맛의 족발을 탄생시킨 점이나, 그런 달짝지근한 족발의 맛에 어울리는 양배추채, 마늘레몬 소스를 개발한 과정 모두 고객이 만족하는 족발을 만들겠다는 진심과 노력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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