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 뒤흔들 5大 변수

이샘물 기자 , 박은서 기자

입력 2017-03-01 03:00 수정 2017-03-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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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新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글로벌 에너지기업 GE파워가 진단한 세계 에너지 시장 변화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7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특별강연을 한 사미 카멜 GE파워 제너럴 매니저(오른쪽)가 청중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희집 서울대 공과대학 객원교수(왼쪽)가 사회를 맡았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에너지 산업에서 발전 분야가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7 동아 신에너지 이노베이션 콘퍼런스’ 특별 강연자로 나선 사미 카멜 GE파워 제너럴 매니저가 던진 화두는 ‘디지털’이었다. GE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기술을 사업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에너지를 탐사하고 생산하는 과정부터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까지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멜은 이날 세계 에너지 분야 변화를 주도할 파괴적인 요소 5가지를 제시했다. △데이터·분석 △에너지 효율 △에너지 저장 △지붕 태양광 △소내(所內·on-site) 전원이다. 소내 전원은 거대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게 아니라 집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처럼 일정 장소 내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는 의미다.

카멜이 제시한 5요소는 예컨대 소프트웨어로 데이터를 분석해 전력 사용을 최적화하면 전력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 에너지 신산업 성장세 두드러져

카멜은 향후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하면 에너지 신산업 투자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존의 전통적인 전력산업 모델을 벗어나 보다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가 현재 원자력과 화력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경제적인가, 안전한가에 대한 물음을 던질 때”라고 말했다.

에너지 신산업은 기술 발달과 함께 전 세계에서 대폭 성장하며 격변기를 맞고 있다. GE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태양광 모듈 가격은 W당 5달러에서 0.5달러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 효율은 12%에서 16%로 상승했다.

또 전기차 보급 대수는 지난해 100만 대에서 2020년 600만 대, 2025년 30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5∼2030년 신재생에너지에 4조 달러, 수송·산업·빌딩 에너지 효율화에 8조30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신산업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2015년 5767대에서 지난해 1만 대 이상으로 2배 수준이 됐다. 같은 기간 ESS 설치 용량은 177MWh에서 264MWh로 50% 늘었다. 정부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 신산업 분야 성공사례 창출에 정책 역량 집중

김인택 한국에너지공단 이사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올해 에너지 신산업 정책 방향에 대해 “신산업 분야에서 성공사례를 창출하기 위해 △규제 완화 △집중 지원 △융합 촉진 △수출 산업화에 정책 역량을 결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투자애로전담반’을 구축해 신산업 추진에 대한 애로사항을 발굴해 신속하게 해소할 예정이다. 전력 피크시간대 ESS를 사용할 때 적용하는 전기요금 할인을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인센티브도 강화한다.

정부는 에너지 신산업이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모델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와 ESS, 유지 관리를 아우르는 패키지형 해외진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한편으로 공기업과 제조업체, 금융기관이 컨소시엄 형태로 신규 사업도 발굴한다. 또 정부 간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국제기금 등을 활용해 친환경에너지타운과 같은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이날 에너지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에너지 신산업이 점점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전휘수 한국수력원자력 발전부사장은 “환경과 안전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값싼 에너지뿐 아니라 안전하고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갈구하는 바람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훈 세계에너지협의회 회장(대성그룹 회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우리의 강점인 첨단기술을 융합해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심화시키고 세계시장에 보급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도 에너지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샘물 evey@donga.com·박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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