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열사’ 김부선 “검경에 끌려다니며 추웠다”

김단비기자

입력 2017-06-21 03:00 수정 2017-06-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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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폭로 후회… 이젠 눈감을 것”… 명예훼손 항소심서 무죄선고 호소

“3년간 검찰과 경찰에 끌려 다니며 너무 추웠다. (용기 낸 걸) 후회한다.”

아파트 난방비 비리 의혹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 씨(56·여·사진)가 20일 법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난방 열사’로 불리게 된 것을 후회한다는 뜻이다. 이날 재판은 비리 의혹을 제기해 입주민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김 씨의 항소심 1차 공판이었다. 앞서 1심에서는 김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이 선고됐다.

이날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경란)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 씨는 “불의에 맞선 결과는 불행했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다들 쉬쉬했던 비리에 대해 연예인, 미혼모 신분으로 나섰지만 너무 힘들었다. (폭로한 걸) 후회한다”며 울먹였다. 이어 “불의를 참지 말라고 배웠지만 일개 연예인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 그래서 불의에 눈감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이제는 내 행복을 위해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입주자 대표 A 씨 등이 횡령을 저지르고 자신을 집단 폭행했다는 내용의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2015년 5월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날 김 씨 측 변호인은 “집단 폭행을 언급한 건 입주민들로부터 폭언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당했다는 뜻으로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피고인이 허위 글이라 인식하고도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행위에 비해 형량이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재판을 마친 김 씨는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지 않도록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선고는 다음 달 20일이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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