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 대신 닭?’ 아파트값 상승 줄고, 빌라값 상승 늘었다
뉴스1
입력 2021-11-29 06:12 수정 2021-11-29 06:12
서울시내 빌라촌의 모습. © News1
지난달 대출 제한과 금리 인상 예고 등 정부의 연이은 강경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줄어드는 가운데 오히려 빌라(연립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의 통계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05% 상승했다. 9월 1.69%, 8월 1.59% 등 1.5%대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지만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7월 2.14% 상승률을 보인 이후 정부가 내놓은 규제책이 영향을 끼친 달(10월, 2021년 4~5월)을 제외하곤 꾸준히 1.5~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예고로 인한 매수심리 위축이 꼽힌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을 아파트값이 지난 2년간 상당히 급등한 상태에서 대출이 막히면서 매매가 실종하는 ‘거래절벽’ 상태로 보고 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절벽과 맞물려 연립주택 시장은 오히려 매매가격 상승폭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8월까지 0.5~0.7%대 상승률을 보이던 서울의 연립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9월 1.42%로 전월(0.73%)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10월 조사에서도 1.43%를 기록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연말 1~2%대 깜짝 상승 이후 연초부터 8월까지 꾸준히 1%대 미만의 상승세를 보여왔다.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분위기의 변화를 비롯해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라고 분석했다. 임대차 계약 만기가 도래한 실수요자들의 ‘내몰림’, 정부 규제에 의한 투자 수요의 풍선효과 등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격 상승폭 확대의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의 대출 규제와 증여용 소액 갭투자, 실수요 캡투자를 언급했다.
박 위원은 “아파트보다 대출 규제 부담이 덜하다 보니 아파트 수요가 비아파트로 밀려나는 것”이라며 “재개발 후보지에 소액으로 증여용 갭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도 있고, 아파트 분양과 매매가 어려우니 차라리 재개발을 노리겠다는 몸테크도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연립주택 매매가격 상승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립주택 시장은 아파트 시장을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시차를 두고 아파트 시장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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