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한강변 15층 아파트를 주목하라

동아경제

입력 2018-03-29 11:39 수정 2018-03-29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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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3월 현재까지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은 분당(7.00%)과 과천(5.83%)이다. 분당은 서울의 송파구(6.90%)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분당과 과천지역의 아파트시장 강세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강남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대폭 오른 덕분이다. 서울과 인접하고 판교와 가까운 분당지역은 풍선효과로 인해 서울과 벌어진 가격 차이를 메꾸고 있다. 과천도 마찬가지다. 서울이나 다름없는 과천은 재건축사업과 공공택지(지식정보타운) 분양이 대기 중이다.

분당지역에서 매매가격이 많이 오른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면 다른 지역과는 다른 특징이 두드러진다. 분당 아파트 가격은 리모델링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정자동 한솔주공5단지와 야탑동 매화공무원2단지 그리고 목련 한신이 대표적이다. 최근 분당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풍선효과가 큰 작용을 했으며 리모델링 사업 또한 여기에 불을 지폈다. 그럼 리모델링이라는 이슈를 가지고 아파트에 투자한다면 분당이나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노리는 것이 좋을까. 그도 나쁘진 않지만 서울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서울 지역의 경우 어떤 아파트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몇 가지 조건을 가지고 이를 검토할 수 있다. 먼저 한강변에 위치한 강북 소재 아파트가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재건축은 조합원들이 추첨을 통해 동과 층을 결정하는 방식이나 리모델링은 조합원들의 아파트가 위치의 변동이 없다. 조망권이 우수한 단지의 경우 일부 조합원들이 재건축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조망이 좋냐 나쁘냐에 따라 아파트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강 조망권은 강남보다는 강북이 더 우수하다.

부산의 남천동에 '삼익비치타운'이라는 아파트가 있다. 1980년 1월에 입주한 아파트로 총33개동의 3060가구 대단지다. 비치타운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다. 물론 입주년도를 보면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다. 이 아파트도 과거에는 리모델링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한 동만 조합설립이 가능하다. 바다 조망이 가장 좋은 삼익비치타운의 모서리 자리인 301동이 리모델링 조합을 결성하였다. 조합원들의 생각은 천혜의 조망권을 양보하기 싫다는 것이다. 경남기업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기까지 했으나 허가구청인 수영구에서 2007년 리모델링 신청을 반려하면서 사업이 무산되었다. 당시 301동에 거주하는 조합원들의 경우에는 재건축을 하는 것보다는 리모델링을 통해 본인들의 자산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만약 재건축을 하게 된다면 본인들이 보유한 천혜의 조망권이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조망이 사업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단지가 옥수동 극동아파트다. 2017년 9월 쌍용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사업절차를 밟고 있다. 1986년 준공된 옥수동 극동아파트는 지하1층, 지상15층, 8개동 900가구로 이뤄져 있다. 쌍용건설은 리모델링을 통해 지상3개 층과 지하4개 층 등 총 7개 층을 수직 증축해서 지하5층, 지상18층, 총 1035가구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주차장은 426대에서 1381대로 대폭 늘리고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늘어난 135가구는 일반분양하여 조합원 분담금을 20~30% 낮출 예정이다. 옥수동 극동아파트는 리모델링을 통해 219%였던 용적률을 무려 305%로 높일 수 있게 된다. 서울에 소재한 아파트가 300%를 넘는 용적률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허나 이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택하면서 사업성이 훨씬 높아진 사례다.

옥수동 극동아파트 사례를 살펴보면 놓치지 말아야할 중요한 요인이 몇 가지 더 있다. 일단 옥수동은 강북의 압구정동이라 불리는 주거선호지역이다. 가격 대비 입지여건이 좋아 준 강남이라 불린다. 옥수동은 성동구에서 3번째로 아파트 매매가격(2895만원)이 높은 곳이다. 금호동2가(3053만원), 성수동1가(3046만원)를 제외하고는 성동구에서 옥수동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높은 곳은 없다. 갤러리아포레가 있는 성수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왕십리뉴타운보다도 매매가격이 월등히 높은 성동구의 대표적인 주거선호지역이다.
옥수동처럼 매매가격이 대략 3.3㎡당 3000만 원은 넘어야 리모델링 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다. 즉 비용측면에서 리모델링 공사비를 투입하고도 이를 상회하는 가격 상승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매매가격이 낮으면 공사비 부담이 너무 커지게 되어 추가적인 가격상승의 여지가 없다. 지방의 경우 리모델링을 한 아파트 단지가 거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매매가격이 1000만 원 대의 아파트에 500만 원 이상의 공사비를 투입하고 이런 저런 비용을 고려했을 때 1000만 원 이상의 가격상승이 요구되는데 실현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준 강남 지역이나 평균 매매가격이 3000만 원 근처에 있는 아파트가 리모델링에 유리하다.

원래 리모델링 사업은 입주 후 15년이 경과하면 가능하다. 허나 옥수동 극동아파트와 같이 30년이 다 되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30년이 지나 재건축이 가능해질 때 재건축과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비교해서 더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옥수동 극동아파트와 함께 서울 리모델링 사업의 대표 주자인 개포동의 대치2단지 또한 1992년 입주한 아파트다. 중층 아파트 중 15층 아파트가 가장 유리하다. 14층의 경우 2개 층만 높일 수 있지만 15층은 3개 층이 가능하다. 대치2단지 또한 15층이다. 3개 층을 높일 수 있어 일반 분양분이 많아져 사업성이 좋아진다. 앞에서 살펴본 이런 조건들을 가지고 리모델링이 가능하거나 추진 중인 단지들에 투자한다면 충분한 시세차익이 가능할 것이다.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부동산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하는 변화다.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심형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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