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로또 소문난 ‘래미안 원페를라’… 가격 부담은 청약자 몫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5-01-17 18:59 수정 2025-01-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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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6구역 재건축 사업이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드디어 ‘래미안 원페를라’로 거듭난다. 지난 2009년 정비지역 지정 이후 16년 만의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1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서 래미안 원페를라 본보기집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 일정에 돌입했다. 원페를라는 ‘단 하나의 진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통부촌이자 강남 신 주거 중심으로 떠오르는 방배를 명품 주거의 상징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각오로 삼성물산이 제안한 아파트 이름이다.

이 사업은 일부 상가의 임차권자 손실보상 소송을 비롯해 시공사 변경과 조합장 교체, 오염토 검출 등 여러 악재를 해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지난 2022년 삼성물산으로 시공사가 새롭게 선정되면서 착공신고와 함께 속도를 내는가 싶더니 허용 기준치 이상의 불소가 검출된 오염토 정화작업으로 분양이 늦춰지면서 또 한번의 고비를 맞았다. 예정대로라면 조합은 2023년, 늦어도 2024년까지 분양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결국 내달 3일 뒤늦게 청약 절차를 밟게 됐다.
84B 거실에 우물천장이 적용돼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사업 지체 여파로 인해 래미안 원페를라 분양가는 오를 만큼 오른 상황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482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509만 원) 대비 37.4% 급증한 수치다. 소비자 물가상승률(1.3%) 대비 28배 이상 오른 수준이다. 철근과 콘크리트 등 원자잿값이 치솟은 데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탓이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서울 평균 분양가를 훨씬 뛰어넘는 3.3㎡당 6833만 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5억 원에서 7억 원가량 낮게 책정돼 로또 단지로 입소문이 났지만 분양가 상승에 따른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 부담이 고스란히 일반 분양자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 동, 1067가구 규모로 조성되는데 이 중 전용면적 59~120㎡ 48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전용 59㎡는 16억1690만~17억9650만 원 ▲전용 84㎡ 22억560만~24억5070만 원 ▲전용 106㎡ 28억1800만~29억9780만 원 ▲전용 120㎡ 30억8200만~31억8400만 원 등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 전시된 ‘래미안 원페를라’ 위치도. 위치도에서는 래미안 원페를라가 하나로 뭉처져 소개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세개 구역으로 나뉘어 단지 사이로 2차선 차도가 지나가 일반 차량 통행이 예상되고 있다.

래미안 원페를라 장점은 학군과 지하철 이용을 꼽을 수 있다. 단지 인근으로 방배초, 서래초, 방배중, 이수중, 서문여중·고 등 학군과 국립중앙도서관이 있다. 단지는 지하철 7호선 내방역과 4·7호선 이수역이 가깝다. 도보로 10분 내외면 지하철역까지 다다를 수 있다. 반포천이나 서리풀공원 등이 도보권에 위치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반면,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세 구역으로 나뉘는 단지 모양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단지 사이로 일반 도로가 지나가게 된다. 또 단지 주변이 전부 2차선 도로라 차가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자가 이용이 복잡할 수 있다.
단지 사이에 일반 차량이 지나가는 차도가 나있다.

평면 설계가 최신 트렌드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본보기집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유리창이 양쪽으로 나있어 통풍에 유리한 4베이 판상형이 59㎡ 타입에선 전멸이고, 84㎡ 조차 드물다“라며 “방 크기도 생각보다 작게 느껴지고 수납공간이 너무 부족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물산이 본보기집에 마련한 59A와 84B 두가지 타입 유닛은 4페이 구조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본보기집에서는 대표로 내세울만한 유닛을 전면에 배치하는데 판상형이 아닌 타워형 구조 평면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본 59A는 방 크기를 키운 대신 수납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보였고, 84B의 경우 안방 안쪽으로 향하는 곳에 화장실 벽이 툭 튀어나와 거슬렸다.

별도 모형으로 마련된 59C 타입(29세대)의 경우 안방 침실 위쪽으로 드레스룸 공간을 넓게 펼쳐놔 방 2개, 욕실 2개의 독특한 설계가 나왔다. 이 타입은 조합원 분양이 한 세대도 이뤄지지 않아 전부 일반 분양으로 배정됐다. 84타입은 총 5가지(A~E) 타입 중 C(15세대)·E(34세대)만이 판상형 구조였다. 84타입 판상형 구조를 일반분양 받더라도 원하는 층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조합 대부분이 84C타입 판상형 고층을 선점한 나머지 84B 외에는 5층 이하 저층만 남았다.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로는 수영장과 골프연습장·피트니스·GX룸 등이 마련돼 있다. 스터디 라운지와 개인 독서실·어린이 도서관 등도 갖출 예정이다. 스카이스튜디오와 게스트하우스·라운지·파티룸·사우나·시네마룸 등 고급 커뮤니티도 계획 중이라는 게 사업자 측 설명이다.
1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서 ‘래미안 원페를라’ 본보기집 방문 사전 예약자들이 모형도를 둘러보고 있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2월 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이튿날 1순위 청약을 받는다. 당첨자 발표는 12일에 이뤄진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후분양 단지로 입주 예정일은 올해 11월이다. 분양가는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다. 전용 84㎡ 기준 계약금만 약 4억5000만 원이 필요하다. 중도금 6회차도 4월~9월까지 매달 납부해야 한다. 중도금 6회차를 납부한 뒤 2개월 뒤에는 잔금 20% 납부가 필요하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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