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급증에 건설사 ‘돈맥경화’ 공포…전국 곳곳 ‘할인 분양’ 등장
뉴스1
입력 2022-11-24 09:10 수정 2022-11-24 09:10
수도권의 한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분양시장이 빠르게 위축하면서 미분양 공포도 커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할인 분양’ 카드를 꺼낸 현장이 늘고 있다. 할인 분양 사업장 증가로 최초 분양자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깜깜이 미분양 통계 역시 시장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파주에서 분양한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할인 분양 중이다.
엠디엠이 시행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한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운정신도시 2지구 준주거지역에 664실 규모로 2개 단지로 나눠 들어선다. 1단지는 지하 2층~지상 27층 5개 동 전용면적 84·119㎡ 578실이며, 2단지는 지하 3층~지상 24층 1개 동 전용 107·119㎡ 86실 규모다.
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본청약 당시에도 부진한 모습이었다. 지난 8월 청약 당시 561실 모집에 청약 건수는 176건에 그쳤다. 100실 미만으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2단지는 81실 모집에 242명이 몰렸다.
사업자는 중도금 대출 50% 전액 무이자 등 혜택을 내걸었으나, 집주인 찾기에는 역부족으로 드러났다. 높은 분양가에 수요자들이 발길을 돌린 것. 결국 최초 분양가보다 약 2억원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분양 관계자는 “전용 84㎡ 분양가는 5억원대로 운정신도시 마지막 물량”이라고 판촉에 나섰다. 최초 분양가는 전용 84㎡의 경우 6억7000만원대, 전용 107㎡는 8억9000만원대 등이다.
할인 분양 카드를 꺼낸 곳은 서울서도 있다. 서울 강북구 ‘칸타빌수유팰리스’, 구로구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 등 중소건설사 소규모 단지들도 최초 분양가보다 수억원 낮은 가격에 주인을 찾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인 영등포구 ‘신길 AK 푸르지오’ 수분양자는 사업자 측에 분양 계약 해지도 요구하고 있다.
미분양 우려가 큰 대구에서는 할인 분양에 화가 난 수분양자가 해당 주택 견본주택(모델하우스)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자이에스앤디가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 중인 ‘만촌자이르네’의 한 계약자는 최근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계약 취소 등을 요구했고, 의자를 집어던져 기물을 파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금 조달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사업자의 현금흐름도 악화하고 있다”라면서 “정부가 최근 내놓은 미분양 PF 대출 보증의 전제 조건이 분양가 할인인 만큼 할인 분양 단지는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1604가구다. 이는 8월 말(3만2722가구) 대비 27.1%(8882가구) 증가했으며, 지난해 말(1만7710가구)보다는 2.6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특히 대구(1만539가구)는 미분양 주택이 1만가구 이상에 달했다. 미분양 신고는 사업자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숨은’ 미분양 물량까지 더하면 드러난 통계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서울 은평구 ‘은평자이더스타’는 현재 선착순 분양으로 미분양 물량이 있지만, 서울시가 공개한 미분양 통계서는 찾아볼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나홀로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 수익형 부동산 상품까지 더하면 전국 미분양 물량은 현재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수요자는 계약률 등 미분양 정보를 알기 어려워 계약 취소 등 분쟁이 빈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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