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신’ 이미 옛말…서울 새 아파트도 분양가 이하 급매 잇달아

뉴시스(신문)

입력 2024-12-04 19:20 수정 2024-12-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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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이후 수분양자 자금조달 ‘한계’…주택 매수세도 ‘뚝’
“시장 불확실성 높아”…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 급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전망이 9개월 만에 하락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아파트 매매 거래 감소와 매매 가격 상승세 둔화 영향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16으로 전달(119)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하락 이후 9개월 만에 내림세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2024.10.23. kmn@newsis.com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서울의 새 아파트에서도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가격)’ 급매물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이후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주택 매수 심리가 꺾이자, ‘손절’에 나선 집주인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 문턱이 여전히 높아 주택 매수세가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에서 전용면적 80㎡ 분양권 매물이 최근 10억2251만원에 나왔다. 지난해 2022년 10월 최초 공급 당시 평균 분양가인 10억8415만원에 비해 6100만원이 넘게 하락한 것이다.또 같은 단지 전용면적 84㎡도 분양가보다 3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 3월 입중한 동작구 상도동 ‘상도푸르지오클라베뉴’에서도 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이 단지에서 지난달 전용면적 84㎡ 매물이 11억6500만원에서 13억3696만원에 거래됐다. 분양 당시 같은 면적 최고 분양가는 13억9393만원이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융당국의 돈줄 조이기로 은행권 금리가 인상되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9.9를 기록하며 지난 6월 24일(98.9)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100) 아래로 떨어졌다. 매수심리는 지난 8월12일 104.8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점을 찍었으나, 대출 규제 강화 이후 하락세다. 매매수급지수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양업계에서는 지난 9월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제한 등 정부의 전방위 가계 대출 규제로 아파트 거래가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내려가지 않아 주택 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스트레스 DSR 2단계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p(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다. 2단계 규제에서는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1.2%p(포인트)를 적용한다.

실제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8월 150건으로 늘었지만, 스트레스 DSR 2단계가 본격 시행된 9월에 95건으로 줄더니, 10월에는 82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수세가 위축돼 당분간 급매물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를 향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되며 조정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자금조달이 어려운 일부 수분양자가 급매로 분양권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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