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찾아달라 하면 AI가 택시 불러줘… 내년 AI비서 시대 열것”

장은지 기자

입력 2024-12-04 03:00 수정 2024-12-04 03:2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동아경제가 만난 사람]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
“이용자 취향-일정 파악 대신 행동… AI 액션 에이전트 내년 출시 목표
금융 등 200개 서비스 접목 연구”
月500만 유저 당근보다 빨리 확보… 실리콘밸리 등서 누적투자 480억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뤼튼 제공

“내년은 AI에이전트(비서) 시대가 될 것이고, 뤼튼은 AI 검색을 넘어 ‘액션’까지 완결해 주는 에이전트를 출시할 겁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뤼튼’ 사무실에서 만난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을 인공지능(AI) 대전환기를 강조했다. 지금처럼 챗GPT에 궁금한 내용을 검색하거나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는 수준은 기본이고, 이용자가 원하는 행동을 AI가 대신 수행하는 ‘액션 에이전트’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뤼튼’의 주요 기능 가운데 하나인 ‘나만의 AI’와의 통화를 시연하면서 “앞으로는 ‘나만의 AI’가 대신 미국 와이너리에 전화를 걸어 영어로 예약해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맛집을 찾아줘’ 수준을 넘어 목적지에 도착하는 우버를 AI가 알아서 불러주고, 파스타 재료를 검색하면 필요한 재료를 스스로 커머스에서 주문하는 식이다.

초개인화된 AI는 이용자와 애착을 형성하고 그간 나눈 대화를 통해 이용자의 선호와 취향, 업무, 일정 등을 기억하고 그에 맞는 제안을 내놓는다. 뤼튼은 이 같은 ‘액션 에이전트’를 내년 1분기(1∼3월) 출시한다는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빌리티, 커머스, 금융에 이르기까지 200개의 서비스를 AI에이전트에 붙이는 기술을 연구하는 팀을 가동 중이다.

뤼튼은 한국을 대표하는 생성 AI 분야 스타트업이다. 직접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지는 않지만, 자체 개발한 앤서엔진(Answer Engine) 기술로 한국인 이용자에게 특화된 LLM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오픈AI의 챗GPT,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LLM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콤파운드 AI 기술로 여러 LLM을 결합하고 실시간 웹 정보를 반영한다. 이를 통해 ‘쉬운 AI’를 표방하며 ‘AI 검색’, ‘나만의 AI’, ‘캐릭터 챗’ 등 이용자 친화적 AI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뤼튼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 10월 500만 명을 돌파했다. MAU 500만 명까지 걸린 기간(1년 10개월)이 토스(3년 3개월)와 당근마켓(2년)보다도 짧을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창업 3년 차에 접어든 뤼튼이 실리콘밸리, 주요 벤처캐피털, KDB산업은행 등에서 받은 누적 투자금은 480억 원에 이른다. 최근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뤼튼의 성장 동력이 궁금하다며 찾아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포털 시대의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시대의 카카오도 우리처럼 창업으로 시작했다”며 “AI 시대엔 뤼튼이 모두의 ‘첫 화면, 첫 대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대표는 AI에이전트 시대의 기술 혁신 속도는 포털, 모바일 시대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해외 빅테크 등 경쟁사들이 제품을 내는 속도를 보면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그 이유는 제품 구상과 출시 모두 AI와 같이 개발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출신으로 한국 미식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등 이색 이력을 가진 1996년생 이 대표는 생성AI스타트업협회 협회장도 맡아 업계를 위한 목소리도 내고 있다. 그는 “국내 스타트업에 대해 초기 단계에서는 투자 지원 등이 잘 이뤄지고 있지만 중기 성장 단계로 넘어가면 지원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중기 성장 단계에서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