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민원인 호소 듣고 “라면 먹고가세요”… 손잡고 함께 집으로
한상준 기자 , 신규진 기자
입력 2017-05-15 03:00 수정 2017-10-16 18:45
[문재인 시대]김정숙 여사 행보 화제
당초 청와대는 14일엔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5·9대선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취임하면서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뒤인 지난달 5일 이후 하루도 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북한의 갑작스러운 미사일 발사로 문 대통령은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회의를 주재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도 그렇고 (기자) 여러분도 그렇고 쉴 팔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휴일인 13일에는 대선 기간 자신을 취재했던 ‘마크맨’(전담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을 했다. 60여 명의 기자들과 북악산을 2시간가량 등반한 문 대통령은 산행이 끝난 뒤 청와대 경내 직원 식당에서 삼계탕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임 비서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산행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섰다. 주황색 바람막이와 검은색 등산용 바지, 노란색 등산화 등 대선 당일인 9일 뒷산을 올랐을 때의 복장 그대로였다. 문 대통령이 떠난 뒤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자택에서 이사 준비로 분주했다. 2016년 1월 홍은동 자택으로 이사한 문 대통령 내외는 1년 4개월여 만에 홍은동을 떠나 이날 청와대 관저에 입주했다.
관저에 입주하기 전 김 여사의 행보도 화제였다. 오후 1시 반경 배모 씨(63·여)는 대통령 자택을 향해 “국토교통부의 정경 유착을 해결해 달라. 배가 고프다”고 외쳤다. 김 여사는 배 씨의 고성을 듣고 슬리퍼 차림으로 밖으로 나왔다. 배 씨는 김 여사에게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다 지하철역 증축 공사로 건물을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라면을 끓여 주겠다”며 배 씨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향했다. 몇 분 후 나온 배 씨의 손에는 컵라면 한 개가 들려 있었다. 배 씨는 “도저히 집 안까지 들어갈 수 없어 컵라면만 받고 왔다”며 “한마디라도 들어주려는 영부인을 보니 세상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는 재개발 문제로 집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신송자 씨(62·여)와 이야기를 나누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신 씨는 9일 대구에서 올라와 문 대통령 자택 앞 대로변에서 농성 중이었다. 김 여사는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는 신 씨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고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 관저로 옮길 이삿짐을 직접 꾸렸다고 한다. 청와대로 옮긴 이삿짐은 라면 박스보다 조금 큰 크기의 박스 10여 개 분량으로 1.5t 트럭 짐칸의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대부분 당장 입을 옷과 신발 등이다. 김 여사가 특별히 아끼는 식기와 문 대통령이 소파에서 사용하던 쿠션도 포함됐다. 이사를 도운 유송화 제2부속실장 내정자는 “최대한 간소하게 이삿짐을 쌌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는 ‘영부인’이란 호칭이 사용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개념보다는 독립적인 인격체인 ‘여사님’으로 불러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규진 기자
그러나 이날 오전 북한의 갑작스러운 미사일 발사로 문 대통령은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회의를 주재했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대통령도 그렇고 (기자) 여러분도 그렇고 쉴 팔자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휴일인 13일에는 대선 기간 자신을 취재했던 ‘마크맨’(전담 기자)들과 북한산 산행을 했다. 60여 명의 기자들과 북악산을 2시간가량 등반한 문 대통령은 산행이 끝난 뒤 청와대 경내 직원 식당에서 삼계탕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임 비서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경 산행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을 나섰다. 주황색 바람막이와 검은색 등산용 바지, 노란색 등산화 등 대선 당일인 9일 뒷산을 올랐을 때의 복장 그대로였다. 문 대통령이 떠난 뒤 부인 김정숙 여사는 자택에서 이사 준비로 분주했다. 2016년 1월 홍은동 자택으로 이사한 문 대통령 내외는 1년 4개월여 만에 홍은동을 떠나 이날 청와대 관저에 입주했다.
관저에 입주하기 전 김 여사의 행보도 화제였다. 오후 1시 반경 배모 씨(63·여)는 대통령 자택을 향해 “국토교통부의 정경 유착을 해결해 달라. 배가 고프다”고 외쳤다. 김 여사는 배 씨의 고성을 듣고 슬리퍼 차림으로 밖으로 나왔다. 배 씨는 김 여사에게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다 지하철역 증축 공사로 건물을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자 김 여사는 “라면을 끓여 주겠다”며 배 씨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향했다. 몇 분 후 나온 배 씨의 손에는 컵라면 한 개가 들려 있었다. 배 씨는 “도저히 집 안까지 들어갈 수 없어 컵라면만 받고 왔다”며 “한마디라도 들어주려는 영부인을 보니 세상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는 재개발 문제로 집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신송자 씨(62·여)와 이야기를 나누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신 씨는 9일 대구에서 올라와 문 대통령 자택 앞 대로변에서 농성 중이었다. 김 여사는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는 신 씨의 어깨를 한 팔로 감싸고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김 여사는 청와대 관저로 옮길 이삿짐을 직접 꾸렸다고 한다. 청와대로 옮긴 이삿짐은 라면 박스보다 조금 큰 크기의 박스 10여 개 분량으로 1.5t 트럭 짐칸의 절반도 채우지 않았다. 대부분 당장 입을 옷과 신발 등이다. 김 여사가 특별히 아끼는 식기와 문 대통령이 소파에서 사용하던 쿠션도 포함됐다. 이사를 도운 유송화 제2부속실장 내정자는 “최대한 간소하게 이삿짐을 쌌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여사는 ‘영부인’이란 호칭이 사용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개념보다는 독립적인 인격체인 ‘여사님’으로 불러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신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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