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에 빚내 보증금 돌려준다”…‘전세반환대출’ 5조원 급증
뉴스1
입력 2023-05-24 10:38 수정 2023-05-24 14:25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News1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셋값이 수억원 하락하는 등 ‘역(逆)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해 대출을 받는 임대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의 ‘전세보증금 반환대출’ 잔액은 직전 전세계약 시점인 2년 전과 비교해 5조원 이상 급증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분기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전세 퇴거자금 대출) 잔액은 16조6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조535억원(6.8%), 2년 전과 비교해선 무려 5조2600억원(46.3%)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년 전에 비해 19조8543억원(3.5%), 2년 전보다 1조6223억원(0.3%)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전세 퇴거자금 대출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전세 퇴거자금 대출은 올해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도 증가하고 있다. 4대 은행의 신규 전세 퇴거자금 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3300억원가량 취급됐으나, 올해 1월엔 4170억원, 2월 6177억원, 3월 5616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전세 퇴거자금 대출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을 빌려주는 일종의 주택담보대출이다. 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하거나 전셋값이 크게 떨어져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임대인을 돕기 위해 출시된 상품이다.
전세 퇴거자금 대출이 급증한 것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전셋값이 2년 전 계약시점보다 떨어지는 등 ‘역전세난’이 심화하자,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대출을 받는 임대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년 전보다 1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28.5%)과 대구(-26.5%)의 경우 낙폭이 -30%에 육박했으며, 울산(-18.9%), 인천(-17.1%), 부산(-16.9%) 등도 크게 하락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News1
서울, 수도권 주요 단지에서도 전셋값이 2년 전보다 수억원 하락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년 전 5억원이었던 아파트 전셋값이 현재 3억원으로 떨어진 경우, 임대인은 대출 등을 통해 2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설상가상 전세사기 사태로 전세기피 현상까지 겹치면서 세입자를 제때 구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금융업계에선 전세 퇴거자금 대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1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 과열로 전셋값도 역대 최고로 올랐는데, 이때 체결된 전세계약의 2년 만기 시점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동반 하락세가 지속되며 ‘역전세’와 ‘깡통전세’(집값, 전셋값 하락으로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는 상황) 이슈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역전세가 지속되면서 임대인들의 전세 퇴거자금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거나, 이미 대출이 있는 경우엔 소득기준 대출규제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가로막혀 대출마저도 받지 못해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며 “대출 추이와 임대차 시장 상황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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