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가 3.3㎡당 3474만원…1년새 24% 급등

최동수 기자

입력 2023-03-15 03:00 수정 2023-03-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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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원자재-공시지가 오른 영향
공사비 뛰어 시공사-조합 갈등도
“분양가 당분간 상승-양극화 전망”
집값 하락 속 미분양 늘어날 우려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달 초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본보기집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지난해 전년 대비 20% 넘게 상승해 3.3㎡당 3000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들어 서울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이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해제됐고, 공사비도 올라 분양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단지에서도 기존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을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474만 원으로 전년(2798만 원) 대비 24.2%(676만 원) 올랐다. 2018년(29.8%), 2012년(25.4%)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최근 몇 년 새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원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증하면서 분양가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는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가 더해져 결정된다. 이때 택지비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책정된다. 지난해 전국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평균 10.17% 상승하며 2년 연속 10%대 상승률을 보였다.

올해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전국 기준 5.92% 내렸지만 원자재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원자재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기존 1년에 2번 산정하던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해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올렸다. 이달 기준 1㎡당 기본형 건축비는 194만3000원으로 지난해 9월(190만4000원) 대비 2.05% 상승했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분양을 끝내고 착공에 들어갔거나 입주를 앞둔 단지에서는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신월4구역 재건축)은 공사비 분담 문제를 두고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이 컨테이너로 아파트 입구를 막고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입주를 앞둔 지난 달 초 시공사가 원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106억 원 증액을 조합에 요구했지만 조합이 이를 거부하면서 입주를 막아버린 것이다.

5월 입주 예정인 강남구 ‘대치푸르지오 써밋’에서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조합에 “공사비 증액이 반영되지 않으면 입주가 제한될 수 있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원자재값이나 인건비 상승 등으로 늘어난 공사비와 이자 등을 포함하면 총 670억 원이 증액돼야 한다”며 “이날 기준 못 받은 미수금이 1000억 원 정도”라고 했다.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분양가만 오를 경우 수도권 핵심 입지를 제외한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은 청약시장이 한층 더 냉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청약시장은 분양가나 입지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갈리고 있다. 이달 6∼8일 청약을 진행한 경기 평택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은 총 1548채 모집에 131명만 지원해 미달이 났다. 반면 이달 13일 청약한 서울 은평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는 214채 모집에 2430명이 몰려 11.36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규제지역에서 해제됐고, 전매제한 기간도 줄어드는 등 분양 규제가 완화되며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원자재 조달 비용이 급증해 분양가는 앞으로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미분양이 급증한 곳에서는 할인분양에 나서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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