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매값, 역대 최대폭 하락… 규제 해제지역도 찬바람

최동수 기자 , 이축복 기자 , 정서영 기자

입력 2022-09-23 03:00 수정 2022-09-23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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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주, 전주대비 ―0.19%
서울 0.17%-지방은 0.15% 내려… 규제해제 양주-평택 등도 일제 하락
전셋값도 역대 가장 큰 폭 떨어져… 금리인상-침체 우려로 하락세 심화
원희룡 “다음주 재초환 개편안 발표”



《전국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우려로 시장이 더욱 얼어붙고 있다. 21일 정부가 지방과 수도권 일부 규제지역을 대대적으로 해제했지만 거래 절벽과 집값 하락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는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이곳 30평대(전용 84m²)는 이달 13일 9억3900만 원에 팔려 올 4월(11억7000만 원)보다 2억3100만 원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지역 해제 발표 후 집값을 묻는 전화 3통을 받았지만 모두 매수 의사는 없었다”며 “금리가 더 올라 거래도 안 되고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모두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추가 단행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집값 하락과 거래절벽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달 말 장기 거주 1주택자에 한해 부과액을 감면하는 방향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안을 발표하는 등 시장 정상화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전국 아파트값 역대 최대 하락 폭


2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셋째 주(19일 조사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0.16%) 대비 0.19% 하락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통계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지방 아파트값도 0.15% 하락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 서울은 전주 대비 0.17% 떨어져 2012년 12월 이후 9년 9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도봉(―0.31%) 노원구(―0.28%)는 물론이고 강남권인 송파(―0.22%) 강남(―0.1%) 서초(―0.07%)도 내렸다. 송파구 가락동 한 공인중개업소는 “최근 매수 연락이 뚝 끊기는 등 거래가 멸종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 규제지역 해제 지역도 ‘냉랭’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전날 규제지역 해제가 결정된 양주시(―0.39%) 평택시(―0.20%) 안성시(―0.04%) 동두천시(―0.26%) 파주시(―0.19%)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규제지역 해제에도 현장 공인중개업소의 반응은 냉랭하다. 경기 파주시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전날 파주 내 공인중개사 55명이 모여 회의를 했는데 거래가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했다”며 “투자자는 1명도 없고 실수요자도 재계약해서 가급적 전세를 살며 매매시장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지방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값이 이번 주 0.33% 하락해 올해 5.49% 떨어졌다. 대전 서구도 올해만 4.24% 하락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중개업소는 “1500채가 넘는 대단지도 올해 거래가 4건뿐”이라며 “규제지역 해제에도 거래가 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셋값도 전국과 수도권이 각각 0.19%, 0.24%씩 하락해 통계 집계 이후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상기여서 시장 상황이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안 다음 주 발표”

정부는 시장 정상화 차원의 부동산 규제 완화를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다음 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면 폐지에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1주택자이면서 오래 거주한 분들에 대해선 상당 폭을 감면해 줄 수 있다”고 했다. 민간 도심 공급을 틀어막는 대표 규제로 꼽혔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제한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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