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처분 받은 둔촌주공에 적용땐 분양 수입 1조 줄어들수도

이새샘 기자 , 김호경 기자

입력 2019-08-13 03:00:00 수정 2019-08-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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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도 분양가상한제]
대표적 재건축 단지 둔촌주공에 ‘8·12대책’ 적용해보니


12일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도 확대하기로 한 정책을 쉽게 풀어보기 위해 서울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 중 한 곳인 강동구 둔촌주공1단지 위주로 분석해 봤다. 둔촌주공1단지는 총 1만2000채 중 3분의 1이 넘는 4800채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전체 규모와 일반분양 규모가 서울에서 가장 크다.


○ 관리처분 받았더라도 소급 적용


정부는 이번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점에서 입주자모집 승인 시점으로 늦추기로 했다.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점보다 통상 1∼2년 이후에 진행되는 만큼 그 사이에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도 늘어나게 된다.


원래는 강동구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되더라도 둔촌주공1단지같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재건축 단지는 상한제 대상이 아니었다. 이번에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입주자모집 승인 시점으로 늦추기로 하면서 당초 11, 12월에 입주자모집 승인을 받으려고 했던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게 됐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381개 단지 가운데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입주자모집 승인을 받지 않은 단지는 66곳, 6만8406채다. 이 중 대부분이 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분양가, 주변 시세 대비 20∼30% 낮아져


국토부는 집값 안정을 명분으로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했다. 이날 “서울 일부 재건축 단지에 상한제를 적용해 본 결과 주변 시세 대비 20∼30% 내려가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둔촌주공1단지의 경우 시장에서는 3.3m²당 평균 분양가를 3800만 원대로 예상했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가 서울시의 최근 1년간 평균 분양가 수준인 2600만 원대로 떨어지면 일반 분양 수입이 1조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둔촌주공조합이 2016년 관리처분 당시 산정한 일반 분양가 3.3m²당 2748만 원(부가세 별도)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조합원 입장에서는 관리처분계획에서 예상한 일반분양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분양을 해야 해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분양가가 낮아지면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관리처분인가에 포함된 예상 분양가격은 법률상 보호되는 확정 재산권이 아닌 기대이익”이라며 “국민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을 위해 이 같은 시점 조정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철거 막바지 단계에 있는 둔촌주공1단지 측은 시공사 협의와 조합원 동의를 거쳐 입주자 모집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각 지자체 분양가심의위원회가 택지비에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 추가 공사비(가산비) 등을 더해 분양가를 정하게 된다. 택지비는 한국감정원이 산정하는데 현행 법규상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돼 있다. 공시지가가 시세의 50∼60% 선에 그치기 때문에 시세 수준의 택지비를 받기는 힘들다. 기본형 건축비는 정부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고시하는데 3월 기준으로 3.3m²당 644만5000원이다.


○ “단기적으로는 집값 낮추겠지만 결국 오를 것”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도 확대하기로 한 것은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 재건축 아파트의 높은 분양가가 전체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분양가를 낮춰 기존 주택 가격을 잡겠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시장이 과열돼 ‘로또 분양’ 사태가 발생하고, 대출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는 부자들에게만 분양 물량이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향후 1, 2년간 주택 가격을 낮추는 단기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분양가상한제로 재건축·재개발을 보류하는 단지가 늘어 신규 공급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금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일반 아파트를 매입하기보다는 전세를 살면서 청약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은 늘어나는 동시에 금리 인하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집주인도 늘 것”이라며 “전세 수요는 증가하는데 공급은 감소해 결국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급등할 수 있다”고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내에는 신규 택지가 거의 없어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신규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며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가격을 안정시키는 유일한 대책인데 정부가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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