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15개국 언어로 ‘진정성’ 담아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3-03-26 10:38 수정 2023-03-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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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부산 시민들과 함께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 나섰다. 내달 2~7일까지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을 주관하는 국제박람회기구(이하 BIE)의 실사단 방한을 앞두고, 부산시민들이 직접 BIE 회원국 언어로 부산 개최 적합성과 경쟁력 알리기에 나섰다. 전세계 BIE 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하고 국내외 부산 유치 열기를 결집시키기 위해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 부산 시민들이 직접 출연해 15개 BIE 회원국 언어로 부산의 강력한 개최의지와 역량을 소개하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영상 ‘부산 시민들이 초대합니다’를 공개했다.

또한 개별 BIE 회원국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각 회원국 언어로만 제작된 1분 분량의 숏폼영상 16편도 동시에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글로벌 홍보영상을 자사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등의 디지털 채널뿐 아니라 BIE 실사단이 방문할 예정인 광화문광장 유치기원 행사 ‘광화에서 빛나이다’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상영할 예정이다.

특히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만났던 BIE 회원국 주요 인사뿐 아니라 앞으로 만남이 예정된 인사들에게도 이번 영상물들을 전달해 부산에 대한 지지와 표심을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통합영상과 숏폼영상에는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어린이들과 청년, 중장년, 노년 세대들은 물론 시장상인과 회사원, 역무원, 학생 등 남녀노소 다양한 직업군의 부산 시민들이 출연해 부산의 진정성 있는 세계박람회 유치 의지를 보여준다.

출연진들은 각자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에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BIE 회원국들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해 부산의 발전상과 세계박람회 개최 역량을 소개한다.

영어와 중국어를 비롯해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 체코어, 그리스어, 슬로베니아어, 히브리어, 인도네시아어 등 총 15개 언어가 등장하며, 이들 언어를 사용하는 BIE 회원국은 약 90여 개국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은 부산 시민들이 유창한 발음은 아니지만 BIE 회원국 언어로 직접 부산을 소개하는 것이 해당국에게 친근감과 진심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개별 BIE 회원국 언어로만 제작된 숏폼영상의 경우 부산 시민이 부산과 해당국 간 문화와 역사, 경관, 산업 등의 공통점을 소개하는 등 정서적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자연스럽게 부산의 세계박람회 개최 적합성을 전달한다.



부산 시민들의 진정성 있는 설명과 함께 영상의 배경으로 부산의 주요 명소들도 소개된다.

전통적인 명소인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용두산공원을 비롯해 부산의 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마린시티 마천루와 영화의 전당, 도시재생과 문화예술 콜라보의 대표적인 사례인 감천문화마을과 이바구마을,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등이 등장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한 부산의 문화·관광 인프라 면모를 보여준다.

영상은 부산 수영만에서 패들보드를 타는 청년들이 등장해 영어로 “세계박람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 부산, 과연 왜 부산일까요”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이어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인해 글로벌 언어가 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감천문화마을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와 사방치기를 하며 놀고 있는 아이들의 소리다.

어린이들은 중국어로 “부산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글로벌한 도시예요”라고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이유에 대해 응답한다.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 손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되는 영화의 전당에서 부산 출신 배우 김소진씨는 에스파냐어로 “전 세계가 모이는 국제행사들을 주최하기 때문에 손님들도 참 많죠”라며 글로벌 도시로서의 부산의 위상을 보여주면서 답을 이어간다.
부산공동어시장 경매사 김대희씨는 생전 처음 말해보고 들어본 세르비아어로 “이 바다를 통해 대한민국은 크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라며, 바다를 가진 도시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힘이 있다고 강조한다.

활력이 넘쳤던 부산공동어시장과 자갈치시장에 이어 영상의 장소는 45년 동안 와이어로프를 생산하던 낡은 철강공장에서 현대모터스튜디오를 비롯해 갤러리, 공연장, 예술도서관 등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부산 수영구 ‘F1963’으로 옮겨간다.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구루(직원) 도혜원씨와 석예지씨는 각각 아랍어와 포르투갈어로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 발전을 이끌어왔죠”, “항구를 통한 수출 산업의 글로벌 허브)”라고 말하며, 한국의 대표 수출항구로서 한국 경제성장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부산의 저력과 오래된 산업시설을 문화콘텐츠 허브로 탈바꿈시킨 부산의 상상력을 전달한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 ‘하퍼스’와 기아 부산지역본부 임직원들은 각각 알바니아어와 슬로바키아어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우리 정부와 부산 시민도 그리고 우리 기업까지, 온 나라가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라고 함께 이구동성으로 힘을 줘 말한다.

이는 정부와 시민, 지자체, 경제계 모두가 합심해 ‘코리아 원팀’을 구성해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서고 있는 한국만의 차별화된 유치활동을 강조한 것이다.

글로벌 통합영상의 마지막은 구수한 부산 사투리와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수어로 마무리 된다.

부산 이바구마을 평상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할머니들이 나와 부산 사투리로 정겹게 “전세계 여러분, 어서 오이소”라고 외치고, 수어로는 ‘부산은 준비되어 있습니다’라고 표현하며 2030년 부산으로의 초대 메시지로 영상은 끝을 맺는다.

현대차그룹은 ‘부산 시민들이 초대합니다’ 영상이 게재된 현대차그룹 유튜브 페이지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메시지를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부산 소재 호텔 숙박권, KTX 왕복권 등의 선물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다음 달 2일부터 7일까지 예정된 국제박람회기구의 현지실사 기간 전후로 그룹의 온·오프라인 역량을 가동해 부산세계박람회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열기를 결집시킨다는 계획”이라며 “실사단이 한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한국의 국민적 유치 열기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글로벌 영상뿐 아니라 다채로운 유치 홍보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박람회 실사단은 후보국의 유치역량과 준비수준 등을 심층 평가해 실사 보고서를 작성하며, 여러 평가 항목 중에서도 유치 지원국의 국민적 열기와 지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8월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그룹차원의 전담조직인 ‘부산엑스포유치지원TFT’를 구성, 전 세계에 펼쳐져 있는 그룹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세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 등을 활용해 부산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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