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경영이 회사 성장의 밑거름

조선희 기자

입력 2022-11-29 03:00 수정 2022-11-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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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지구건설㈜


지구건설이 수주하고 준공한 비엠티 장안공장 조감도.
지구건설㈜은 강구조물 및 철골조 시스템 생산 및 시공업체로 부산 지역의 대표 강소 종합건설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샌드위치 패널 시공, 경량칸막이 공사, 실내건축 공사, 철근콘크리트 공사, 건축자재 판매와 상하수도 설비 공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높여나가며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악성 채무가 없고 내실 있는 탄탄한 지역 중견건설회사로 평가받는다.

최갑표 지구건설 대표는 “사업체를 일궈온 20년 동안 전체회의가 있는 월요일은 무조건 출근을 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여행길에 나섰다가도 월요일에 있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일 새벽에 도착한 경우도 있을 정도다. 한 주를 어떻게 시작할지, 무엇을 목표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중요한 자리였기에 대표로서 회의를 반드시 챙겼다고 설명했다.

지구건설이 수주하고 준공한 명덕초등학교.
그는 “경영은 늘 긴장의 연속이다. 오래 함께 해온 직원들과 회사의 발전을 생각하며 불철주야 전력을 다해온 것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간의 거래나 직원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늘 내가 먼저 해준 만큼 돌아오는 것이 세상 이치”라면서 언제나 먼저 도움과 지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고도 밝혔다. 신뢰의 경영이 결국 회사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는 설명이다.


“건설 인력 부족 문제 심각… 공급 문제 슬기롭게 풀어야”


최갑표 대표 인터뷰

최갑표 지구건설㈜ 대표는 2003년 지구건설을 창업하며 종합건설업에 뛰어들었다. 그전까지는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도로 공사에 필요한 토목, 건자재 사업을 하면서 사업 기반을 닦다가 부산에 터를 잡고 종합건설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신의’와 ‘성실’을 무엇보다 우선시해 왔다”고 밝혔다. 당장 손해를 볼지라도 건축주, 발주처들과의 끈끈한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결과 20여 년 동안 누적 매출 6000억 원에 가까운 성과를 올렸다.

종합건설업은 경기를 유독 타는 분야이고, 실제로 외환위기 등 여러 대내외적 위기를 겪어 왔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 없이 회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차근차근 키워 나갔다. 지구건설은 주로 공단에 있는 공장 건물과 부산 지역 내 학교를 시공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특히 녹산공단, 화전공단, 미음산단, 강서국제물류산업단지 및 부산 지역 여러 주요 공장 건축을 도맡았다. 현재 연 매출은 관계사 매출을 합해 900억 원 가까이 된다. 최 대표는 “비엠티, 태광, 성원기업 등 부산지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공장을 책임지고 시공했다”라고 소개했다.

최근 건설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실적 침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최 대표는 “경기가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업종마다 분위기가 다르고 대대적인 투자와 더불어 공장을 증축하는 기업들이 지구건설의 노하우를 이미 알고 먼저 공사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지역 경기가 많이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조선 기자재와 정유 분야, LNG 분야에서 활로를 찾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최 대표는 경기보다 현장 인력이 줄어드는 점이 더 큰 타격이라고 답했다. 그는 “건설을 배우려는 사람이 없다. 현장 기술자들의 부재는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기피 업종이 돼버려 이미 국내 기술자들을 고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에서 온 근로기술자라도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현장에 고용된 기간만큼은 비자를 연장해 주는 등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철근, 패널, 조적, 미장, 목수 노동자가 많이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레미콘 분야라고 지적했다. 레미콘 가격이 지난해 30% 올라 공급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며, 현재 부산 시내에 1군 아파트 건설 현장만 50여 개가 되는데 레미콘 공급이 끊기면 사업 자체가 휘청거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레미콘 공정이 늦어지면 결국엔 가장 손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들”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노조와의 갈등을 원만하고 합리적으로 풀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력 확보 문제를 두고선 사용자와 노동자 모두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가 고통을 나눠야 하는 힘든 시기다. 어느 한쪽이 단 하나도 포기하지 않고 일방적인 주장을 하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같은 노사 선진국들은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협상에 임한다. 피해를 최소화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문화가 자리잡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바른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선 고용 및 공급 이슈에서 정부 차원의 확고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또한 그는 “젊은 시절 해외 송출 상선회사 선원으로 일하며 전 세계를 돌아다닐 때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객관적으로 인식해 왔다. 당시 뉴욕에 갔을 때만 해도 미국에 현대자동차는 없었고 칠레에 갔을 때 포니1 택시를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라며 “미국에서 우리나라는 소수민족에도 못 끼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가 똘똘 뭉쳐 지금에 이르렀다. 이념을 떠나 양보를 하고 타협을 해야 상생 발전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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