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밥약도 부담”…외식물가 상승에 허리 휘는 대학생들

뉴스1

입력 2025-03-19 09:15 수정 2025-03-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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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 1.7%↑vs 외식물가 3.0%↑…“알바 몇 시간 날아가는 기분”
개강철 밥약 줄이거나 가성비 맛집으로…대학 문화에도 변화


대학가 개강을 앞둔 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뉴스1

“밥약 한 번 하면 3만~4만 원은 그냥 나가요. 2차로 술까지 사면 더 커지죠.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피하거나, 여러 명이 모여서 부담을 나누려고 해요.”

서울대에 재학 중인 김수현 씨(22)는 개강 후 큰 부담 중 하나로 ‘밥약속’을 꼽았다.

대학가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밥을 사주는 문화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지만, 외식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대학생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외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가스비와 원재료 가격,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결과다. 반면 올해 최저시급은 1만 30원으로 전년 대비 1.7% 인상됐다.

대학가 원룸 월세·가스비 인상과 더불어 외식 물가까지 오르면서 새 학기를 맞이한 대학생들은 밥약을 최소화하거나, 부담을 덜 방법을 찾고 있다.

김 씨는 “학과에서 단체 밥약을 위해 지원금 30만 원을 내줬지만,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 결국 인당 2만 5000원씩 더 부담해야 했다”며 “시급으로 따지면 밥약 한 번에 아르바이트 몇 시간이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조재현 씨(24)도 “체육대학은 고학번까지 밥약 문화가 활발한 편인데, 요즘은 1 대 1로 하기보다는 동기들을 몇 명 불러서 부담을 덜려고 한다”며 “그럼에도 외식 물가가 너무 올라서 인당 2만 원은 써야 한다”고 했다.

대학가에 오랫동안 자리잡은 문화이다 보니 밥약을 안 할 수도 없고, 후배를 맞이하는 자리에서 마냥 저렴한 음식점을 데려갈 수도 없다는 고충도 있다.

대학가 개강을 앞둔 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뉴스1


“학식도 6000원 넘었다”…대학가 전반적인 물가 상승

한양대에 재학 중인 한승윤 씨(25)는 “학기 초에 밥약이 가장 많은데, 주 2번만 잡아도 월에 30만 원이 넘게 나간다”며 “후배들 첫 밥약 자리라 너무 저렴한 곳을 갈 수도 없고, 보통 일식집이나 적당한 한식집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한 씨는 “예전에는 좀 더 비싸도 맛있는 초밥집을 갔다면, 지금은 가성비 일식집에 간다”며 “너무 부담이 클 땐 친한 후배한테만 ‘너만 사줄게’ 혹은 ‘친구 한 명까지만 데려오라’고 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결한다”고 전했다.

외식 부담이 커지면서 대학생들은 학식(학교 식당)을 찾고 있지만, 학식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 씨는 “밥약 없이 혼자 있을 때면 무조건 학식을 먹는데 그것도 비싸다”며 “입학할 때는 학식이 2000원이었는데, 이제는 기본 5000원이고, 비싼 곳은 6000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전과는 다르게 먼저 친분을 쌓고 밥약을 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이기도 한다.

단국대학교에 재학 중인 신혜정 씨(21)는 “한 번만 해도 거금이 나가는데, 가끔 2명씩 와서 밥약을 잡는 경우도 있어 더 부담된다”며 “최대한 친해진 사람만 하려 하고, 달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적당히 몇 명만 하고 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5% 가까이 인상한 가운데, 지난해 8월부터 민수용(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6.8% 올라 대학생들의 지출 부담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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