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네덜란드 원전수출 포기, 유럽서만 3번째…웨스팅하우스 분쟁 여파?
세종=김수현 기자
입력 2025-03-19 16:44 수정 2025-03-19 16:51

한국수력원자력이 네덜란드 원전 수출 수주전 참여를 포기했다. 지난해 말 스웨덴, 지난달 슬로베니아에 이어 이번까지 유럽 국가 원전 수출만 세 번째로 포기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19일 네덜란드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2차 기술 타당성 조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2022년 말 네덜란드 정부는 원전 건설 로드맵을 발표하며 1000~1650㎿(메가와트)급 원전 2기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전체 전력의 최대 13%까지 보급할 수 있는 이 원전은 2035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한다.
한수원이 참여를 포기하면서 네덜란드 원전 수주전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이파전이 됐다. 그간 정부와 한수원은 네덜란드 신규 원전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2023년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원전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수원도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와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기술 타당성 조사 계약을 체결하고 1차 조사에 착수했지만 2차 조사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한수원이 지난해 말부터 줄줄이 유럽 수주전을 포기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올 1월 마무리된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의 여파라는 분석도 있다. 원전 업계에서는 한수원이 합의 과정에서 유럽 수주전은 웨스팅하우스에 넘겨주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수원 측은 “체코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네덜란드 수출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체코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본계약이 마무리되면 한수원이 체코 정부가 향후 발주 가능성이 높은 신규 ‘테믈린 2기’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는 것이다.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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