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안 되면” “서류합격률 0”…채용박람회 속 청년 한숨

뉴시스(신문)

입력 2025-03-19 15:16 수정 2025-03-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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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 합동 채용박람회
청년 구직자들로 인산인해
“공고 올라와도 경력직만”
“졸업 유예의 유예 반복 중”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한 기업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2025.03.19. 서울=뉴시스

“올해도 취업 안 되면 어쩌죠. 상상하기도 싫어요.”

19일 오전 채용박람회 중소기업 부스에서 만난 29살 박모씨는 2년차 취업준비생이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박씨는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보는 면접마다 번번이 낙방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박씨가 찾은 곳은 정부의 ‘2025년 대한민국 채용박람회’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이날부터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구직자 및 구인기업을 위해 박람회를 연다.


이날 박람회장은 청년 구직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전등록에만 5000명이 몰렸고 12시부터 시작된 현장등록 데스크 앞에도 줄이 끊이질 않았다. 통로를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졸업을 앞둔 대학생, 정장을 갖춰 입은 취준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구직자들로 가득했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청년들로부터 고용한파 속 절박함이 담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날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제약바이오 분야 부스 앞에선 취준생 임채린(25)씨를 만났다.

취업 준비를 시작한 지 1년 반이 넘었다고 하는 임씨는 “회계직무로 취업 준비 중인데 채용공고가 뜨긴 하지만 대부분 ‘경력직’ 위주로 뽑고 있어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함께 줄을 서고 있던 유한나(26)씨는 이직 준비 중이다. 유씨는 “이직을 위해 기업들에 서류를 내도 메일조차 읽지 않고 다시 채용공고를 낸다”며 “서류 합격률이 현재 ‘0’”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같이 스터디를 하는 사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상담을 기다리고 있던 이진욱(27)씨는 “오늘 원하는 기업이 부스를 열진 않았지만 취업 준비 중 ‘자극’을 받기 위해 왔다”고 전했다.

이처럼 구직 청년들은 기업 부스에서 진행되는 채용상담 및 채용면접을 받아보기 위해 긴 줄 속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당수가 정장 위 코트를 걸친 모습이었다.

벽 쪽에 걸린 채용공고 게시판 앞에서 기업 설명을 읽고 있는 구직자들도 보였다.

26살 최모씨는 “개발 분야 취준 2년차”라며 “직종 특성상 경력직 위주로 뽑다보니 지금까진 코딩 부트캠프 등을 통해 경험을 쌓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졸업 유예의 유예를 반복하는 중”이라고 담담하게 전했다.

아울러 미래를 준비 중인 비교적 젊은 구직자들도 찾을 수 있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박람회장을 찾아왔다는 파주 세경고등학교(특성화고) 3학년 곽군은 “이제 고3이 돼서 슬슬 취업을 준비해야할 나이”라며 “어떤 기업이 있는지 정보를 얻고자 부스를 돌아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군복 차림으로 박람회장을 찾아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4명이 함께 왔다는 사병들은 “올해 8월 전역 예정이지만 미리 취업 관련 준비를 하고자 자진해서 여기로 왔다”고 전했다.

박람회장 끝에는 구직자들의 ‘퍼스널컬러’를 진단해주는 이색적인 부스도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옆엔 무료로 이력서 사진을 촬영해주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한편 이날 박람회 부스를 돌아본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일자리 상황이) 어려울 때 채용박람회를 더 자주 열고 확대해야 한다”며 “지역에서도 박람회를 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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