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한 한국車…글로벌 시장 위축에도 점유율은 올랐다
뉴스1
입력 2019-11-18 08:00 수정 2019-11-18 08:01
경기도 용인시 현대자동차 신갈출고센터에서 출고를 앞둔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 News1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보다 위축된 가운데 한국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 감소율을 보이며 오히려 시장점유율을 늘렸다. 특히 EU 시장에서는 한국 브랜드 홀로 판매량이 늘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미국과 EU, 중국을 비롯한 주요 7개 시장 승용차 판매실적과 자동차산업 정책 동향을 담은 ‘해외 주요 자동차 시장 및 정책 동향, 2019년 1∼3Q(분기)’ 보고서를 17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3분기 미국, EU, 중국, 인도,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등 해외 주요 시장의 승용차 판매는 전년 대비 5.6% 감소했으며, 감소 폭도 2분기 4.9%에서 3분기 5.5%로 0.6%포인트(p) 확대됐다.
한국 브랜드는 미국과 EU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모델과 전기동력차 투입 전략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감소율(2.9%)을 기록했다. 세계시장 점유율도 올해 1~3분기 7.5%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0.2%p 상승했다.
2019 북미 국제 오토쇼(2019 North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에서 최초 공개된 기아차 ‘텔루라이드’의 모습. (기아차 제공)© News1
특히 EU 시장에서는 소형세단과 SUV 기반 전기차의 선전으로 한국계 브랜드의 판매만 증가(0.7%)했고 시장점유율도 올해 1~3분기 6.8%로 전년 동기대비 0.2%p 더 늘었다.
미국 시장에서도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텔루라이드 등 대형 SUV 신차 중심으로 승용차 판매가 전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증가(3.3%)했다. 시장점유율도 7.7%로 지난해 1~3분기 7.4%에 비해서 0.3%p 상승했다. 텔루라이드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플랫폼. 파워트레인 등을 공유하는 형제 차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승용차 시장은 지역별로 미국과 EU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최대 시장인 중국과 함께 인도 시장은 상대적으로 판매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시장은 대체 수요의 소진, 판매 인센티브 축소에도 불구하고 SUV, 픽업 판매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에 그쳤으며, EU도 전기동력차의 판매증가로 1.6% 감소하여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 중국과 인도는 경기둔화와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자동차 판매 침체가 장기화해 각각 11.5%, 16.4% 감소해 감소폭이 커졌다. 멕시코는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러시아는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각각 7.4%, 2.0% 감소했다.
브랜드 별로는 유럽과 일본 브랜드가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평균보다 낮은 감소율을 기록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인 반면 미국과 중국 브랜드는 중국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해 세계시장 점유율 또한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유럽 브랜드는 판매가 1.8% 감소했으나 EU 시장에서의 공급 차질 해소와 중국 내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 판매 확대로 세계 점유율은 올해 32.6%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p 늘어났다.
일본차 브랜드는 또한 중국 내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세계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0.5%p 높아진 25.7%를 기록했다.
미국계 브랜드의 경우는 브라질을 제외한 6개 시장에서 판매가 감소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19.2%에서 올해 19.3%로 정체됐다.
중국계는 내수 시장 위축으로 판매가 19.5% 감소함에 따라, 세계시장 점유율 또한 14.7%에서 12.5%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국은 미래 차 산업 발전을 위한 R&D 지원과 자동차 내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9일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계약에 돌입한 플래그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현대차 제공) 뉴스1
정부 차원의 R&D 지원정책으로는 미국이 자율주행차 산업 선도를 위해 미시간, 캘리포니아 등 7개 주 소재 대학과 연구기관에 6000만달러(약 700억원)을 지원했으며 독일도 수소모빌리티 구축을 위해 자국 산업계에 2350만유로(약 306억원)을 지원했다.
또한 글로벌 경기둔화와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내수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Δ전기차 보조금 지원확대(독일) Δ주요 대도시 자동차 구매제한 정책 완화(중국) Δ자동차 통합간접세 인하(인도) Δ신차구매 지원정책(러시아)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세계 자동차 판매가 2년 연속 비교적 큰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현상”이라며 “이러한 어려움에서도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올해 투입된 신형 SUV와 전기동력차 모델이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국내 자동차공장은 주간연속 2교대제, 주 52시간 제약과 전환배치 시 노조와의 사전합의 등으로 일부 신차의 경우 국내외 수요를 맞추지 못해 대기 고객이 증가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모델간 공장간 유연한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노사 협력과 관련 제도 개선 등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동차 내수가 전반적인 국내 경기에 미치는 파급영향을 고려해 올해 말 종료 예정인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노후 경유차 교체 지원을 앞으로도 지속 추진·적용할 필요성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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