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무대 된 CES…관절 자유자재 아틀라스, 수건 척척 개는 클로이드

박종민 기자

입력 2026-01-06 14:30 수정 2026-01-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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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청중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이제 아틀라스를 실험실에서 꺼내 보여야 할 때입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CES 2026 프레스콘퍼런스 현장. 재커리 잭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이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을 소개하자 무대 구석에 엎드려 있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가 땅을 딛고 일어섰다. 성인키(170cm) 만한 이후 로봇은 사람처럼 고개를 가볍게 흔들며 자연스러운 걸음걸이로 무대 중앙까지 걸어 나와 청중을 향해 좌우로 손을 흔들었다.

뒤이어 로봇은 어깨와 팔꿈치 관절, 목, 허리를 차례로 180도 이상 돌리며 사람이라면 구사할 수 없는 다채로운 움직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로봇이 낮은 곳에 있는 물건을 집어 머리 위로 높이로 올리거나 나사를 감는 듯한 동작 등 시연을 마치자 무대 아래에선 박수가 쏟아졌다.


●현대차, 테슬라 ‘옵티머스’에 도전장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이 보다 산업 현장에 적합하게 설계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우스꽝스러운 포즈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이날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의 ‘개발형 모델’도 처음 공개했다. 개발형 모델은 연구형 모델보다 정돈된 외관을 지녔고 배터리 모듈을 스스로 교환해 작업을 쉼 없이 이어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대부분 관절이 완전히 회전하며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 촉각 센서도 달렸다. 최대 50kg의 무게를 들 수 있는 힘을 가졌고 2.3m까지 손을 뻗어 도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구글 산하 인공지능(AI) 조직 딥마인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를 개발해 왔다. 양사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경쟁력과 딥마인드의 ‘AI 두뇌’를 결합해 피지컬 AI를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피지컬 AI 경쟁력 확보와 관련)글로벌 협업이 제일 중요하다. 업계 선두와 연합해 빠르게 개척하고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레스콘퍼런스에서 현대차그룹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와 구글의 인공지능(AI) 조직 딥마인드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해 산업현장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부품 분류 작업에 투입한 뒤 2030년부터는 조립으로 작업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포럼 직후 전용기를 타고 CES 2026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이르면 6일부터 전시회 참관과 글로벌 파트너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탁기 돌리고 수건 개는 LG 휴머노이드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아틀라스를 선보이면서 업계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패권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 중인 테슬라는 지난해 자사 공장에 옵티머스를 배치해 실무 능력을 검증하고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중반 또는 하반기 가정용 옵티머스 출시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도 이날 CES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집안일을 돕는 홈 로봇 ‘LG 클로이드’를 공개했다. 클로이드는 사람과 같이 두 팔과 다섯 손가락이 달린 상체에 바퀴가 달린 하체를 가진 휴머노이드다. 양팔과 다섯 손가락으로 인간을 닮은 섬세한 동작이 가능해 사용자 대신 여러 집안일을 수행할 수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LG전자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류재철 LG전자 사장이 집안일을 돕는 홈 로봇 ‘LG 클로이드’와 ‘무노동 가정(Zero-Labor Hom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이날 클로이드는 무대에 오른 연사로부터 손수건을 건네받아 세탁기에 집어넣는가 하면, 퇴근 중인 사용자를 기다리며 어니언 스프 요리를 준비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LG전자 부스에서는 클로이드가 세탁을 마친 수건을 접어 정리하는 모습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며 냉장고에서 음료를 꺼내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집은 개인의 습관과 생활 방식, 정서가 담겨 있어 AI가 이해하기 가장 어려운 환경”이라며 “(LG전자가)생활가전 글로벌 리더로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것은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가 얼굴 자리에 13.4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AI OLED 봇’을 선보이는가 하면, 중국의 유니트리와 부스터로보틱스도 운동기능을 강조한 휴머노이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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