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계산능력, 슈퍼컴퓨터 뛰어넘었다”

전남혁 기자

입력 2023-06-16 03:00 수정 2023-06-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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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127큐비트서 구현 성공
노이즈 오류 학습시켜 변수 줄여


IBM이 자사의 양자 컴퓨터가 100큐비트 이상의 규모에서 일반적인 방식의 슈퍼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결과를 입증했다고 14일(현지 시간) 밝혔다. 기존의 컴퓨터를 뛰어넘기 위해 1000큐비트 이상의 양자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줄여 100큐비트 규모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논문에 게재됐다.

일반적인 컴퓨터가 정보의 기본 단위로 0과 1로 표현되는 ‘비트’를 쓰는 데 비해 양자 컴퓨터는 0과 1의 조합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큐비트’를 기본 단위로 한다. 2비트짜리 고전(일반) 컴퓨터는 00, 01, 10, 11의 조합을 처리할 때 4번 동작해야 하지만 2큐비트 양자 컴퓨터는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속도가 4배 빠르다. 비트 수가 많을수록 계산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문제는 이 큐비트가 서로 간에 간섭을 미치는 ‘노이즈’ 현상 때문에 이론적인 계산 속도가 빨라도 더 높은 연산력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양자로 구성된 큐비트는 미세한 온도 변화나 진동, 즉 노이즈에 따라 오류가 발생한다. 이에 학계와 업계에서는 양자 컴퓨터가 어떻게 노이즈를 줄이고 고전 컴퓨터보다 유용하게 쓰일지가 관심사였다.

IBM 연구진은 127큐비트의 자사 ‘이글 양자 컴퓨터’가 같은 문제를 수천 번 풀도록 했다. 이후 각각의 사례마다 노이즈 발생을 측정하고, 이 결과를 다시 컴퓨터에 학습시켜 노이즈를 줄여 나갔다.

류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양자정보응용연구팀장은 “기존에는 큐비트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노이즈 등 오류가 많아 성능이 제한됐는데,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양자 컴퓨터가 (모든 영역에서) 고전 컴퓨터를 뛰어넘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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