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발전 포럼’에 글로벌 CEO 총집결…이재용 2년 만에 참석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 박현익 기자
입력 2025-03-23 20:23 수정 2025-03-23 21:58

23, 24일 열리는 중국발전포럼은 중국 국무원이 주도하는 투자 유치 목적의 경제 행사로 2000년부터 매년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끝난 뒤 열렸다.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등 80여 명의 글로벌 기업 CEO가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 연설에 나선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참석자들에게 “보호주의에 맞서자”고 밝혔다. 최근 관세를 앞세워 통상 전쟁을 확대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中 “美 보호주의 함께 맞서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개막 연설에서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화의 수혜자인 동시에 촉진하는 역할도 해야한다”며 “개별 기업의 힘은 제한적이지만 힘을 합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은 예상하지 못했던 외부 충격에도 대비가 돼 있고, 필요할 경우 새로운 경제 부양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발 통상 압박을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자국 스타트업 딥시크와 로봇 제조업체 유니트리 등을 언급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언제든 새로운 딥시크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 있고, 외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투자를 촉구했다.
중국에선 수년째 이어진 미국의 첨단 기술 통제와 부동산 경기 침체, 내수 부진 등으로 최근 외국 기업의 투자가 크게 줄었다. 최근 트럼프발 통상 압박으로 수출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 유치가 올해 포럼의 중요한 어젠다로 자리잡은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3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외국 기업 유치 노력을 다시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포럼에서 중국 최고지도부와 글로벌 기업 CEO들 간의 소통이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포럼에 참석한 일부 기업인이 포럼이 끝난 뒤인 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라고 23일 보도했다.
포럼 참석 차 방중한 스티브 데인스 미 연방 상원의원은 리 총리와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를 잇달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데인스 의원은 22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은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전했다.
● CEO들,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조
2023년 이후 2년 만에 포럼에 참석한 이재용 회장은 개막식 전날인 22일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을 만났다. 샤오미가 최근 스마트폰과 가전,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만큼 삼성 주요 계열사와 샤오미의 협력 방안이 논의됐을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곽노정 사장도 중국 시장 현황 파악과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포럼을 찾았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 때마다 직접 중국을 찾아 홍보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쿡 CEO는 23일 개막식에서 ‘딥시크를 써봤느냐’는 중국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하다. 훌륭하다”고 평가했다고 중국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최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 여파로 이번 포럼에 참석한 미국 기업 CEO 수는 지낸해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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