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직장서 283억원 빼돌려 자기 회사로…징역 6년

뉴시스

입력 2020-07-08 13:44:00 수정 2020-07-08 15: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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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철강 관련 업체서 근무해
개인 회사 따로 운영하며 돈 빼돌려
회사 그만둔 뒤에도 공범들과 범행
횡령 혐의로 1심서 징역 6년 선고



본인이 다녔던 회사 돈을 빼돌려 자신이 따로 운영하는 업체 사업자금으로 쓴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를 받는 70대 남성 A씨에게 지난 3일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피해 회사 직원으로 재직하며 A씨의 범행에 가담한 B씨(61)도 같은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가담 정도가 가벼웠던 C씨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1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오 부장판사는 “A씨는 B씨, C씨 등과 공모해 5년간 거액의 돈을 빼돌린 것으로 그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이들은 회계를 조작해 범행을 감추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에 수반된 회계부정으로 상장사였던 피해자 회사의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며 “피고인들에게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05년 1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모두 498차례에 걸쳐 본인이 근무했던 D업체 자금 28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B는 D업체의 회계책임자였고, C는 B의 부하직원이었다.

A씨는 1982년 철강구조물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D업체에 입사한 후 1992년부터 2005년까지 해당 업체 재무이사직을 수행했다. D업체 재무이사직을 수행하던 A씨는 1997년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제조업체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면서, D업체에서 사업자금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해 온 게 발각돼 지난 2005년 7월 D업체에서 퇴사했지만 이후에도 이같은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D업체에 재직하고 있던 B와 C가 범행에 협조했다. 이들은 이렇게 빼돌린 금액을 사업자금이나 생활비 명목으로 사용했다.

A씨와 B씨는 재판 과정에서 “공소 제기된 피해액 중 70억원만 실제 D업체의 피해액이고, 나머지 금액은 어음거래 과정에서 자금 대여와 재유입이 이뤄진 것일 뿐 횡령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오 부장판사는 “A씨가 70세의 고령이며,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일체의 범행을 자백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에 대해서 오 부장판사는 “B씨는 피해자 회사에 오래 근무하였음에도 자신에 대한 피해자 회사의 신임을 저버리는 배신적 범행에 이르렀다”며 “범행이 단순한 어음 되막기였다고 주장하며 잘못도 반성하지 않아 그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부장판사는 C에 대해서는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B의 부하직원으로서 상사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A씨가 D업체에 재직할 때부터 범행이 이뤄졌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2005년 1월 이전 행위는 공소시효가 완료돼 혐의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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