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박항서처럼 아름답진…”, 베트남 여성 폭행에 현지 분노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9-07-08 10:40 수정 2019-07-08 11:25
한국인 남성이 두 살배기 아들 앞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아내를 때리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 장면. 뉴스1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베트남 출신의 이주여성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베트남 내에서도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 베트남넷 등 현지 언론은 7일 일제히 ‘베트남 여성이 한국 남편에 의해 골절상을 입었다’, ‘베트남인 아내를 잔인하게 때린 한국인이 체포됐다’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에는 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모 씨(36)의 폭행 모습 등이 담긴 2분33초 분량의 영상이 포함돼 있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베트남 여론은 분노로 들끓었다. VN익스프레스의 관련 기사에는 “이혼하고 베트남으로 돌아와라”, “고향을 떠나 먼 곳으로 향했는데 이러한 일을 당하게 되다니 매우 마음이 아프고 씁쓸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일부 베트남 누리꾼들은 “신사적인 ‘오빠’는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다”, “한국 남성들은 술을 많이 마신다. 이는 가정폭력의 원인 중 하나다”, “한국 남성들은 가부장적이고 베트남 여성을 무시한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또 “모든 한국 사람이 박항서 감독처럼 아름답진 않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6일 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김 씨를 긴급 체포한 뒤 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4일 오후 9시경 전남 영암군의 한 원룸에서 아내인 A 씨(30)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찬 뒤 구석에 쪼그려 있던 A 씨의 머리와 옆구리 등을 다시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는다.
신고자인 A 씨의 지인은 김 씨가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A 씨를 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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