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韓 대기업 대졸 초임, 日보다 41% 높아… 고비용 고착화”
김재형 기자
입력 2026-02-02 04:30
2024년 韓 8009만원 〉日 5668만원
1인당 GDP 많은 대만보다도 37%↑
日대기업 임금, 소기업보다 14%↑
한국은 日의 두배 넘는 33% 격차
“호봉제 부담 더해 신규 채용 꺼려”

전년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의 2025년 대졸 신입 연봉(성과급 포함)은 90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가 2024년 25년 만에 최대 폭인 월 2만8440엔(약 26만 원)을 인상했지만 총 연봉에서 현대차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당시 이 같은 인상에 대해 글로벌 기준이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미흡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연봉이 일본보다 40%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기업의 초임 수준은 지난해 한국을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앞선 대만보다도 크게 높았다. 재계에서는 한국의 기업 임금이 국가경제 규모나 생산성 증가율을 크게 웃돌 만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일-대만 대졸 초임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대기업(500인 이상)의 대졸 초임은 물가를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기준 5만5161달러(약 8009만3770원)로 일본 대기업 초임(1000인 이상·3만9039달러·약 5668만 원)보다 41.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1인당 GDP 뒤지는데 임금은 2배… ‘고비용 역설’
한국의 고임금 구조는 대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정부 주도로 임금 인상에 나선 일본보다 전방위적으로 높다. 일본은 2023년 독일에 세계 3위 경제 대국 자리를 내주고 인도의 추격으로 4위마저 위협받자, 지난해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집계 기준 33년 만에 최고 수준인 5%대 임금 인상을 단행했지만, 한국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일본이 ‘1000인 이상’ 글로벌 기업을 기준으로 삼았음에도 ‘500인 이상’을 기준으로 한 한국보다 1만6000달러 이상 적었다.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일본의 두 배가 넘는다. 양국의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를 보면 일본은 대기업(1000인 이상) 초임이 소기업(10∼99인)보다 14.3% 높은 데 그쳤지만, 한국은 33.4%나 높다. 이는 일본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한국만큼 피하지 않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대만과의 비교는 더욱 극명하다. 비중소기업 기준 한국(100인 이상) 대졸 초임이 4만5758달러로 대만(200인 이상) 3만3392달러보다 37.0% 높다. 시장환율 기준으로는 전체 평균 한국이 2만4295달러로 대만(1만2706달러)의 약 1.9배에 달한다. 대만은 높은 경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훨씬 낮은 비용 구조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대만 통계 당국은 지난해 1인당 GDP를 3만9477달러로 잠정 집계했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한국을 3만6107달러로 추정했다. 대만이 2003년 이후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한 것이다.
● “성과 무관한 호봉제가 채용 문턱 높여”
전문가들은 한국의 고임금 구조가 ‘강한 연공성(호봉제)’과 결합해 청년 고용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이나 대만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가 정착돼 있거나 연공성이 낮아 기업의 신규 채용 부담이 적지만, 한국 대기업은 한번 채용하면 정년까지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비중이 여전히 높다. 기업이 이 때문에 신규 채용 자체를 줄이는, ‘채용의 역설’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근로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65세 법정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을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 등 노동시장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재계 제언이 나온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일본 대만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나라는 높은 대졸 초임에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가 결합하고, 노조의 일률적·고율 임금 인상 요구가 더해지면서 대기업 고임금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인당 GDP 많은 대만보다도 37%↑
日대기업 임금, 소기업보다 14%↑
한국은 日의 두배 넘는 33% 격차
“호봉제 부담 더해 신규 채용 꺼려”

전년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의 2025년 대졸 신입 연봉(성과급 포함)은 90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가 2024년 25년 만에 최대 폭인 월 2만8440엔(약 26만 원)을 인상했지만 총 연봉에서 현대차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당시 이 같은 인상에 대해 글로벌 기준이나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미흡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 연봉이 일본보다 40%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 기업의 초임 수준은 지난해 한국을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앞선 대만보다도 크게 높았다. 재계에서는 한국의 기업 임금이 국가경제 규모나 생산성 증가율을 크게 웃돌 만큼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한-일-대만 대졸 초임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대기업(500인 이상)의 대졸 초임은 물가를 반영한 구매력평가(PPP) 기준 5만5161달러(약 8009만3770원)로 일본 대기업 초임(1000인 이상·3만9039달러·약 5668만 원)보다 41.3%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1인당 GDP 뒤지는데 임금은 2배… ‘고비용 역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일본이 ‘1000인 이상’ 글로벌 기업을 기준으로 삼았음에도 ‘500인 이상’을 기준으로 한 한국보다 1만6000달러 이상 적었다.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일본의 두 배가 넘는다. 양국의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를 보면 일본은 대기업(1000인 이상) 초임이 소기업(10∼99인)보다 14.3% 높은 데 그쳤지만, 한국은 33.4%나 높다. 이는 일본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한국만큼 피하지 않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대만과의 비교는 더욱 극명하다. 비중소기업 기준 한국(100인 이상) 대졸 초임이 4만5758달러로 대만(200인 이상) 3만3392달러보다 37.0% 높다. 시장환율 기준으로는 전체 평균 한국이 2만4295달러로 대만(1만2706달러)의 약 1.9배에 달한다. 대만은 높은 경제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훨씬 낮은 비용 구조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대만 통계 당국은 지난해 1인당 GDP를 3만9477달러로 잠정 집계했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한국을 3만6107달러로 추정했다. 대만이 2003년 이후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고임금 구조가 ‘강한 연공성(호봉제)’과 결합해 청년 고용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이나 대만은 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가 정착돼 있거나 연공성이 낮아 기업의 신규 채용 부담이 적지만, 한국 대기업은 한번 채용하면 정년까지 매년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비중이 여전히 높다. 기업이 이 때문에 신규 채용 자체를 줄이는, ‘채용의 역설’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근로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65세 법정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을 더욱 위축시킬 우려가 있어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확산 등 노동시장 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재계 제언이 나온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일본 대만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임을 확인했다”면서 “우리나라는 높은 대졸 초임에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가 결합하고, 노조의 일률적·고율 임금 인상 요구가 더해지면서 대기업 고임금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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